메인콘텐츠 바로가기

ETRI Webzine

VOL.162 October 2020   

Focus On ICT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답하는 AI

생활 속 ICT 이야기

  • SF 영화 속
    만능 비서를 만들다

  • 엑소브레인이 지난 2016년 EBS 장학퀴즈에서 우승한 이후, 2017년부터 70건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바탕으로 9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장학퀴즈와 같은 단답형뿐만 아니라 서술형이 가능한 심층 질의응답 기술개발에도 성공했다. 가령 “민식이법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의 규정 속도는?”이라고 엑소브레인에 물어보면, “시속 30킬로미터입니다.(근거 : 도로교통법, 제2장 보행자의 통행방법, 제12조 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라고 답해준다.

    ‘아이언맨’에게 슈트만큼이나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JARVIS)’다. 자비스와 같이 SF 영화 속에 등장하던 인공지능 비서는 최근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등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단순히 문서를 찾아주는 웹 검색 기능이나 단답형으로 응답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근 ETRI는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인 ‘엑소브레인 사업’을 통해 최첨단 언어 인공지능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 11월, ETRI 연구진은 고교생 대상 프로그램인 장학퀴즈에 자체개발한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을 출전시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한 바 있다. 같은 해 3월 초에 치러진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대결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견인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뒤 엑소브레인은 이제 퀴즈만 잘 풀던 인공지능이 아니다. 단순히 문서를 찾아주는 웹 검색 기능이나 단답형으로 응답하는 수준을 넘어 고난이도 서술형 질의응답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자연어 질의응답, 지능형 검색, 빅데이터 분석 등 한국어를 활용한 ‘일반상식 심층 질의응답 기술’과 ‘법령지식 심층 질의응답 기술’ 등 본격 인공지능 서비스에 앞서 나서고 있다. 이로써 AI 비서, 자연어 질의응답, 지능형 검색, 빅데이터 분석 등 한국어를 활용한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과 성공적인 상용화를 견인하고 있다.

  • 엑소브레인

    (Exobrain)

    ETRI가 개발한 한국판 알파고

  • 01

    ETRI 연구진들이 가상 엑소브레인 퀴즈대결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02

    ETRI 엑소브레인 로고

  • 생활 속 ‘엑소브레인’

  • 이뿐만 아니라 엑소브레인은 2019년 9월 10일,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한컴오피스 2020’에 지식검색 기능으로 탑재됐다. 한글을 사용하다가 모르는 단어나 궁금한 키워드가 나오게 되면 지식검색까지도 가능하게 된 셈이다.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한글의 ‘오피스톡’에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한글의 도구 기능에서 오피스톡을 선택, 우물정(#) 키를 입력해 질문을 던지면 별도로 포털을 이용해 검색할 필요 없이 즉각 화면 우측을 통해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한글 작업 시 편의성이 증폭된다.

    기존에 사용자는 정보검색을 위해 포털에서 별도로 찾아야 했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데, 엑소브레인이 한글에 탑재됨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편리하고 빠르게 찾을 수 있어 문서작성의 생산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사는 일반상식 분야 문제를 대상으로 엑소브레인과 구글 지식그래프 검색을 비교한 결과, 엑소브레인이 최대 1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기호학적 방법론(Symbolic) 기반 언어이해 기술과 코버트(KorBERT) 딥러닝(뉴럴) 언어모델 기술을 이용한 뉴럴-심볼릭 하이브리드 질의응답 기술을 개발해 일반분야 및 법령 분야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덕분에 단순히 기존 단어 일치 여부를 기반으로 문서를 찾아주는 웹 검색을 뛰어넘어 컴퓨터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주어진 질문에 올바른 정답을 추론하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

  • 코버트

    (KorBERT)

    구글이 개발한 언어모델 버트(BERT) 대비 성능이
    4.5% 우수한 한국판 언어모델

    뉴럴-심볼릭

    (neural-symbolic)

    기계학습 기반 인공지능의 한계를 해결하고자 하는
    3세대 인공지능 기술 중 하나

  • AI 강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길

  • 한편, 엑소브레인 법령 분야 질의응답 기술은 컴퓨터가 전문용어 및 한자어가 많은 법령지식을 이해하여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기술이다. 마치 인공지능을 통해 변호사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과 같다.

    특히, 본 기술은 고난이도로 평가되는 서술형 답변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타인의 물건을 동의 없이 절취할 경우 성립되는 절도죄의 형벌은?’이라고 질문을 하게 되면, 인공지능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라고 명쾌하게 답해준다.

    이 기술은 국회 도서관에 먼저 들어가게 됐다. 덕분에 국회에서 의원의 입법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도 본 기술의 활용을 앞두고 있다. ETRI 기술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법무 자문서비스를 통해 연구원의 연구개발과 관련된 법무 서비스로 제공되면서 많은 활약이 예상된다.

    향후 연구진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을 통해서도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사용자와 전문분야지식을 더욱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엑소브레인 기술을 계속 연구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진의 기술로 SF 영화 속 ICT처럼 인공지능이 이제 우리와 더욱 밀접하게 만들어주고 우리나라가 AI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03

    ETRI 연구진들이 엑소브레인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