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센서를 개발하다!
의수(義手)나 의족(義足), 로봇의 팔에 바로 붙이는 센서 연구가 활발하다. 기존 의수나 의족은 주로 장애 부분을 가리는 역할만을 수행했다. 하지만 최근에 개발된 고무형 압력센서 착용자들은 실제 피부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4,000번을 구부려도 멀쩡하다. 피부에 바로 부착이 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에 향후 팔이나 손이 없는 사람의 인공물질에 부착돼 재활치료를 지원할 전망이다.
ETRI가 처음으로 그래핀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하여 면섬유에 코팅해 여러 번 구부리거나 누를 수 있고 전도성을 갖는 직물형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제작한 센서를 면장갑에 접목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션 센서 제작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센서에는 전기가 잘 통하는 전도성 계열 금속이 주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금속은 구부리기가 힘들고 반복하면 쉽게 끊어지는 등 유연성과 내구성이 약해 상용화가 힘들었다.
이에 연구진은 얇으면서도 단단하고 땀이나 약품 등 화학적으로도 안전성이 뛰어난 센서를 개발했다. 센서의 크기는 1 x 3cm 정도다. 수십cm까지 대면적으로도 제작할 수 있으며, 디자인이나 크기에 제한이 없어 천에 바로 적용해도 문제없음을 확인했다. 특히 세탁을 해도 문제가 없는 방수 특성이 있으며, 별도의 기능보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의 피부를
구현하는
그래핀 소재
본 기술개발로 감각을 느끼지 못해 불편함이 많았던 환자나 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료도 고무 소재로 인체에 무해하다. 사람 피부에 적용키 위해 피부와 이질감 없고 부드러운 소재를 찾았다.
보통 그래핀은 탄소원자로만 이뤄진 탄소 동소체로 연필심의 재료인 흑연 한 개 층을 말한다. 반면 이번에 사용한 그래핀은 3차원으로 마치 스펀지처럼 생겼다. 따라서 손으로 눌렀다 떼면 길이나 면적 변화 시 저항도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움직임에 따른 압력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래핀으로 코팅된 스펀지 표면은 전기가 통하는 성질을 지니기 때문에 수직으로 압력을 가할 때 표면적 변화에 따른 저항 변화를 알 수 있다. 내가 어느 정도 세기로 사물을 잡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보다 자연스러운 신체활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유연한 생체환경을
제공하는
센서가 온다!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에코플렉스(Ecoflex)라는 고무 재질을 사용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 소재는 탄성이 좋다. 민감도가 무려 기존 센서 대비 10배 이상 높다. 덕분에 센서는 구부리거나 늘려도 문제없는, 높은 재현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본 센서의 활용 폭을 넓히고자 손가락, 관자놀이, 목 뒷부분에 붙여 손가락 굽힘·눈 깜박임·목 구부림에 따른 신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션 센서까지 제작했다. 또한, 피부에 부착하면 신체 움직임이나 자세, 혈압, 심장 박동수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상용화를 통해 기계로 된 딱딱한 팔다리 대신 인간 피부 같은 유연한 생체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