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성장 정체 돌파구로
인공지능이 떠오르는 이유는?
ICT는 와해성(Disruptive) 또는 돌파형(Breakthrough) 혁신을 통해 자생적 성장을 가속해 왔다. 그러나 2010년 이후부터 기존 성장모델이 한계 상황에 봉착하게 됐다. 기술 발전이 워낙 빠르게 정점(Technology Peak)에 도달하여 더는 혁신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은 새로운 ICT 성장 패러다임에 대전환을 가져오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각 주요국은 인공지능 진전과 사회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의 혁신전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인공지능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AI 기술 발전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그동안 ICT 기술혁신은 단지 기술 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사회에서 다양한 활용을 통해 거대한 파급효과 내지는 영향력을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동통신입니다. 이동통신은 지난 30년간 5세대 기술로 진화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6세대 기술개발을 착수할 정도입니다. 세대별 기술개발이 5~6년 정도로 짧은 혁신주기를 바탕으로 커다란 기술적 진보와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이처럼 기술개발과 산업·서비스 생태계가 함께 발전하는 공진화 속에서 이를 동력으로 다시 기술성장으로 연결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가 ICT 성장모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부터 ICT는 기존 성장모델의 한계 상황에 봉착하게 됩니다. 기술의 발전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니 더이상 새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년 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이나 최신 스마트폰 성능이 개선된 것은 맞지만, 커다란 혁신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ICT가 이러한 기술적 정점(Technology Peak)에 직면하여 자생적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현실에 처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은 새로운 ICT 발전을 추동할 기술적 인프라 또는 요소 핵심기술을 넘어, 가히 ICT의 성장 패러다임에 혁명과 같은 대전환을 가져오는 기술로 부각됩니다. 기존 ICT 발전의 연속선을 넘어 그 자체가 혁신이고, ICT를 새로 재편하고 재구성할 퀀텀 점프형(Quantum Jump) 혁신기술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ICT 성장 돌파구로서 인공지능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잘 하는 분야가 많습니다. 인공지능은 학습과 추론, 예측 기능에서 인간과 유사하거나 능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헬스 분야를 살펴보면, 인공지능이 신약을 개발하고, 암을 진단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어내는 등 인공지능 기반의 헬스는 기존 인간이 지닌 한계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협업(Collaboration)을 들 수 있습니다. 인간이 못하는 것을 인공지능이 잘하듯, 인공지능이 못하는 것을 인간과의 협업을 통해 오히려 그 한계가 극복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과 인간의 협업지능을 통해 우리는 기존과 다른 ICT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산업과 사회가 더욱 혁신하는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코로나19로
급부상하는 ICT는?
코로나19로 인해 산업과 사회 전반이 급속하게 변화하거나 전환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가장 핵심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촉발된 비대면 사회가 새로운 뉴노멀(New-normal)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를 비롯해 바이러스는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장기화되는 특성을 지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비대면 사회에서 급부상할 ICT는 원격회의, 원격교육, 원격의료 등으로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기술입니다. 또한, 자율형 무인로봇 기술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사회 전반에 활용될 것입니다. 가령 스마트팩토리에서의 자율제조 로봇, 자율주행 기술 및 드론과 결합된 배송로봇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러한 비대면을 위한 기술이 선두에 설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일상적인 산업과 경제활동, 문화활동에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위기에 강한 사회나 산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한 디지털 트윈 기술이 부상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감염병을 비롯하여 재난재해와 기후변동을 미리 예방하고,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을 검토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이 디지털 트윈을 통해 만개할 것입니다.
또한, 실감미디어의 도약을 예상합니다. 여가와 문화 향유를 위한 콘텐츠 소비는 인간의 기본 욕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개인화된 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함께 가상 상황에서 교류하고 협력하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MR(Mixed Reality, 혼합현실) 등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미디어와 콘텐츠 기술이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스마트 정부 관련된 기술 발전도 예상합니다. 위기대응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강화된 상황에서 방역과 방재를 넘어 국민에게 더 편리하고, 안전한 지능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정부가 유망한 ICT 활용 분야로 부상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ICT에 이어 인공지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010년대 중후반 이후 정부 범부처 차원에서 인공지능 국가전략과 실행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또한, 연구개발 투자 및 실제 응용 서비스 개발 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9년 12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본 전략은 I-KOREA 4.0으로 대표되는 ICT 국가 혁신전략을 근간으로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개발, 산업 생태계 육성, 산업과 사회의 활용성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인력양성, 스타트업 육성, 법/제도 개선 등 실행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도에는 인공지능이 산업과 사회의 전 영역에서 기반 인프라로 활용되고, 이를 통해 산업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한 AI+X 계획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 인공지능 경쟁력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ETRI는 우리나라 ICT 기술과 산업에서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인공지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민간기업도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음성인식,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포진하고 있어 정부와 민간, 그리고 출연연이 하나가 된다면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기술정책연구본부의
최종목표는?
기술정책연구본부는 ETRI가 국가 성장 동력을 잘 발굴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측면과 실행적인 측면에서 고민합니다. 그동안 기술정책연구본부는 ETRI, 더 나아가 국가 ICT 발전전략의 여러 큰 틀을 마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으며 대내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창출해 왔습니다. 2019년 이후 국가 지능화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고, ETRI 인공지능 실행전략을 수립하는 등 AI 융합을 위한 차세대 서비스를 제시하여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기관」의 ETRI 발전전략 지향점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도 전 구성원들의 우수한 역량과 자발적 협업을 바탕으로 ETRI와 국가 ICT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본부의 비전이며 지향점입니다. ETRI의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본부의 목표입니다.
Editor epilogue
기술정책연구본부가 ETRI 인공지능 실행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한 점을 묻자 이지형 본부장은 “자전거 앞바퀴와 뒷바퀴가 균형이 다르면 제대로 굴러가지 않겠죠. 본 실행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공지능 기술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과 동시에 사회적 역기능도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잘 생각해서 균형있게 실행해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나아가는 ETRI와 기술정책연구본부의 값진 노력이 어떤 새로운 미래를 불러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