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의 징후를
사전 포착하는
인공지능
현재 지능형 CCTV는 관제요원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완전히 독립적인 수단으로 사용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범죄자 도주 경로를 실시간 알려주는 미국 DAS 시스템과 같이 빅데이터·인공지능이 결합한 융합형 CCTV의 개발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과연 지능형 CCTV는 공공안전의 시스템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할까?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무단으로 따라 들어가려는 장면이 보도되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범죄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침입자는 수차례 범죄대상을 찾아 헤매다니고 물색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발생한 범죄를 되돌아보면 마치 데자뷰(Dejavu)처럼 사전 징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인공지능이 CCTV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강력범죄의 징후를 사전 포착하고 미리 확률로 알려주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CCTV가 똑똑해지면서 이러한 장면은 고스란히 모니터에 녹화가 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훈련을 시키게 되면 수상하게 반복적으로 두리번거리는 사람의 모습은 금방 부각되어 경찰의 초점 대상이 된다. 인공지능이 CCTV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범죄가 의심되면 미리 경고를 보내주는 것이다. 이로써 범죄를 사전 예방하고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예측 치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기술개발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예측 치안’을 강조한다. 미래에 일어날 범죄를 찾겠다는 것이다. ETRI 연구진은 여기에 과거의 통계를 더 했다. 과거 범죄율에 더해 현재를 본다는 것이다. 즉 과거의 통계를 현재에 비추어, 우범 시간대 지역에 있다면 경고등을 켜고 자세히 확대해 CCTV로 동선을 따라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새벽 2시 대전광역시 둔산동 으슥한 골목에서 앞서가는 여자를 10여 미터 거리를 두고 지속적으로 쫓아가는 남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과거 그 지역이 동일 범죄 발생이 많았던 지역이고 현재 상황도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면 재빨리 경찰이 출동하거나 경고 방송을 해서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특히 쫓아가는 사람이 마스크로 입을 가리거나 모자로 얼굴을 숨겼다면 범죄확률은 더 치솟는다.
또한, 흉기와 같은 단서가 보인다든지 수상한 것을 넣은 배낭을 메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 범죄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즉시 경찰에 통보한다. 물론 이런 상황이 대낮 2시에 벌어졌다면 범죄일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신고 확률이 줄어든다. 이로써 향후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에서 폭행 등 4대 강력범죄 대상 범죄정보의 예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연구원은 성범죄 전과가 있는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술도 개발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첨단 안전 시스템이
되어줄 인공지능
연구진은 원천기술로 확보한 ‘사람 재식별기술(Person Re-ID)’을 활용, 전자발찌 착용자처럼 고위험군 특정인의 경로 분석이 필요할 시, 즉각적으로 사람을 찾게 만들어줄 계획이다.
연구원은 법원 판결문 2만 건을 분석하고 미국의 범죄 영상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학습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범죄 유형을 학습시켜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린 뒤, 다가오는 연말, 서울 서초구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가 2022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처럼 ETRI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CCTV가 단순히 범죄 발생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위험 발생 가능성을 최대 80%까지 예측하고, 미래형 첨단 사회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