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콘텐츠 바로가기

ETRI Webzine

VOL.147 February 2020   

People

영화 속 꿈의 기술을
현실로 구현해나가는 사람들

우정 · 물류기술연구센터 정훈 센터장

  • ETRI에서
    수행 중인
    드론 연구는?

  • 과학기술의 흐름에 따라 SF 영화 속에서나 보았고, 우리가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기술을 접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드론은 우리 눈앞에 나타나기 전부터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비행체의 형상으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거듭되는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대중화된 이후에는 더 많은 영화와 일상 속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마치 수십 년 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스마트폰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드론이 꿈꾸는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현재 ETRI 우정·물류기술연구센터에서는 ‘산업부 드론 활용 서비스 시장창출 지원사업’, ‘다부처 공공혁신조달 연계 무인이동체 및 SW 플랫폼 개발사업’. ‘행안부 특교세 공모사업 선도 지자체 시범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3가지 사업들이 모두 관점이 다르지만, 최종 목표를 향해 열심히 연구를 수행 중인 물류 드론 사업들입니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는 도서·산간 지역을 대상으로 합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화물을 빠르고, 안전히 배송할 수 있는 드론 배송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택배사나 우정사업본부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을 만들고, 드론 기체를 만들어 적용하는 것입니다.

    다부처 과제의 경우 우편 배송 라스트 마일 업무 혁신을 위한 드론 운영기술 개발로, 5G 통신 기반의 드론 배송 물류망을 구축해 운영하고자 합니다. 행정안전부의 특교세 공모사업 선도 지자체 시범사업은 전남과 충남 지역밀착형 주소기반 드론배달 운항 연구사업입니다. 드론배달 시험운항, 드론배달 상용화 방안 제시를 통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지요. 이러한 과제들이 모두 맞물려야 최종적으로 드론 배송서비스가 가능해질

    특히 드론 단위사업 중 가장 큰 ‘산업부 드론 활용서비스 시장창출 지원사업’을 좀 더 설명하자면, 현재까지는 드론이 5kg 물품을 들고 5km 내의 거리를 비행하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과제에서는 10kg 물품을 들고, 10km를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 드론은 100% 안전하지 않으면 날릴 수 없기 때문에 안전제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 기술에는 회피기동부터 자가진단, 고장 예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능형 관제를 통한 여러 대의 드론이 동시에 날아가는 실시간 관제 기술, FC, 통신 보안 모듈 및 부품 국산화를 목표로 합니다. FC(Flight Controller)라고 사람으로 치면 두뇌의 역할을 합니다.

  • FC

    (Flight Controller)

    드론의 비행에 자세, 속도 방위, 출력 등을
    제어하는 부품으로 모든 드론에 반드시 탑재
    되어야 하는 필수 부품

  • 01

    ETRI 본원에서 드론 물류 배송 시스템을
    시험하는 모습

  • 어떤 취지
    본 서비스를 개발하나?

  • 보편적인 서비스의 연장선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소포나 택배를 배송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곳이 많습니다. 섬의 경우 배가 하루에 한 번 갈까 말까 한 곳도 많고, 날씨가 조금만 안 좋으면 집배 차량이 산에 올라가지 못합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드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드론을 날리면,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10~20분 만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편물을 드론으로 대체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긴급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령 섬이나 산에서 누가 크게 다쳤다면, 당장 배로 가기에도, 차를 타고 올라가기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럴 때 드론을 활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응급약이나 물품을 보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경제성 논리입니다. 현재는 도서·산간 우편물 배달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이동시간을 몇 배 단축시킬 수 있어서 집배원 업무 부하와 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테스트 베드

    (Test Bed)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

  • 섬과 섬을 연결하는 ETRI의 드론 배송

  • 향후
    기술개발 방향은?

  • 연구진이 개발 중인 드론은 한 번에 10kg까지 들 수 있고, 이착륙과 비행할 때 전자동으로 움직입니다. 미리 좌표를 찍어놓기만 하면, 경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고, 추가로 연구 개발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먼저 비가시권을 비행하는 드론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모델 기술검증과 실증을 해야 합니다. 작년의 경우 테스트 베드(Test Bed)를 2곳에 구축했고, 올해는 4곳, 내년에는 6곳, 2022년에는 전국 10곳에 테스트 베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2022년에는 개발한 모든 기술을 취합한 드론을 실증할 수 있는 셈입니다.

    또 드론을 날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악조건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비를 감당 해야하기 때문에 방수처리도 필요하고, 바람이 세게 불어도 드론을 날릴 수 있도록 내풍성도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모두 감안한 기체가 올해 만들어집니다.

    현재 ETRI에서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기술은 회피기동과 정밀착륙입니다. 드론이 출발지와 목적지에 정확하게 착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영상처리 기술 또한 중요합니다. 또 영상으로 인식하여 앞에 무슨 물체가 이동하는지 탐지하고 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드론 기체에는 안전장치가 많이 붙습니다. 현재 드론에는 통신 보안 모듈 하드웨어가 내장되어있습니다. 이는 해킹을 막을 수 있고, 드론이 날아가다가 기체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심어둔 것입니다. 또 현재 배터리, 비행 제어장치(FC), 모터 등 주요 부품에 이상이 생기면 거의 추락합니다. 이런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부품이 언제 고장날 지 알려주는 주요 부품 고장 예지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이런 기술들을 완벽하게 구축하여 안전성과 신뢰성 높은 드론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UAM

    (Urban Air Mobility)

    도시 공중에서 화물과 승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교통시스템

  • 03

    ETRI의 향후 연구방향을 설명 중인
    정훈 센터장

    04

    터키 최초 비행 드론 카 Cezeri
    Shutterstock.com
    © fotopanorama360

  • 박사님의 목표와
    향후 계획은?

  • 현재 ETRI 우정·물류기술연구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드론 사업은 4개 과제입니다. 먼저 기술개발을 통해 현장에서 계속 테스트하고, 실증하고, 개선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저의 임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10kg급 물품 배송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내년에는 50kg을 목표로 더 나아가 100kg.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도심지에서 드론 택시를 구현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Editor epilogue

    “드론 택시란 우리가 상상하던 영화 속 꿈의 기술이 맞을까요?”라는 질문에 정훈 센터장은 “맞습니다. 생각하신 것처럼 드론에 사람이 탑승하는 택시입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전 세계에서 박차를 가하며 개발 중인 드론을 활용한 배송서비스는 도심지를 날아다니는 드론 택시UAM(Urban Air Mobility)를 구현하기 위한 단계인 셈이다. “현재는 작은 규모의 물품 배송을 목표로 하지만, 내년, 후년에는 더 큰 목표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사람도 공중을 나는 택시에 탑승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 번에 가능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ETRI 정훈 센터장과 우정·물류기술연구센터의 노력이 영화 속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는 결과를 하나 둘씩 맺어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