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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46 February 2020   

People

누구나 쓸 수 있는 보편적인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점해 나갑니다!

오픈소스센터 이병남 책임연구원

  •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환자별 맞춤형
    의료기구 표준안
    ’이란?

  •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인공지능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나 삶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의학과 ICT를 융합해 환자별 맞춤 의료기구를 제작하기 위한 국제표준 개발에 나섰다. 국내 ICT를 선도하는 ETRI 연구진과 공동연구진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국제 표준화 기술을 인터뷰를 통해 담아보았다.

    이번 ISO/IEC JTC 1/WG 12(3D 프린팅 및 스캐닝)에 채택된 표준안 2건은 환자의 의료 영상에 기반을 둔 맞춤형 3D 프린팅 보형물 제작 절차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표준안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면 실제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정밀한 환자 맞춤형 3D 모델과 3D 프린터를 이용한 제품이나 기기 제작에 활용될 것입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사고가 나서 두개골이 손상되었다면, 손상된 부분을 덮어주어야 하는데요. 이때 인체에 무해하고, 뼈를 대신할 수 있는 보형물을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입니다. 맞춤형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CT 단층촬영 과정을 거칩니다. CT 단층촬영이란 인체의 여러 각도에서 투과한 X선을 컴퓨터로 측정하고, 인체의 단면에 대한 흡수치를 재구성하여 영상으로 나타내 주는 촬영입니다.

    스캐닝했을 때 사진이 한 번에 잘 나오면 좋겠지만, 단층촬영이 말 그대로 단면 사진을 찍는 것이기 때문에 한 단면만 표시됩니다. 또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선정도’인데 그 사진마저 잘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의 촬영을 통해 의사들이 수작업을 통해 합성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듭니다. 이는 곧 환자의 의료비 부담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우리가 개발한 표준에는 여러 기술이 들어가지만, 핵심은 AI, 딥러닝 기술로 좋은 모델링 사례를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에는 의사가 투입되겠지만, 인공지능으로 학습시키면 유능한 의사가 10시간 20시간 했던 과정을 짧은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즉, 기존 보형물(두개골, 치아보철물, 무릎관절) 제작을 위한 복잡한 인간의 수작업 과정 없이 쉽고, 편리하게 환자 맞춤형 3D 프린팅 의료 제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또 궁극적으로는 고품질 의료 제품 및 서비스 제공에 따른 의료 서비스 질적 향상과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관련 서비스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 국제표준

    (International Standards)

    다수의 국가가 각 국의 이해관계를 회의 형식으로
    조정하여 국제적으로 적용되도록 제정한 표준

  • 01

    2015년부터 3D 프린팅과 스캐닝 국제 표준화
    선도에 기여한 ETRI 오픈소스센터 이병남 책임연구원

  • 이번 국제 표준화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이번 국제 표준화 기술은 필요성이 대두되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본 기술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국한되어 있습니다. 일단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번 연구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8개월 전에 비슷한 연구로 두개골에 포커싱에 맞춰 제안했지만, 당시 진행하면서 모일 수 있는 전문가가 없어서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행히 진정성이 닿은 일인지 이런 비슷한 과정을 연구하시는 전문가들이 모이게 되어 프로젝트가 성립되었습니다.

    그리고 표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검증받아야 할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백 퍼센트 완벽한 검증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아쉬운 점들을 개선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개발한 표준화 기술을 중심으로 더 견고하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우리나라 의료분야에 수혜가 가장 먼저 돌아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선점한 기술을 따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이렇게 기술을 먼저 선점한 것이 표준화의 의미 아닐까요.

    또 표준화를 우리나라 기술로 했을 때,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 기술을 수출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셈입니다. 가령 우리나라가 ‘게임’ 분야의 강자이고, 게임을 통해 외화를 창출하듯이 본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분야도 다양하고, 시장도 넓습니다.

  • 향후
    기술개발 방향은?

  • 이번 표준화에서 다룬 두개골과 안와는 손상됐을 때 모델링하기 어려운, 제일 난이도가 있는 분야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고가 날 때는 손상되는 위치는 제각각입니다. 관절 부위나 치아가 될 수도 있겠죠. 가령 사고로 치아가 일정 부분 손실이 됐다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임플란트처럼 뼈나 치아를 비슷하게 만들어서 넣어야 합니다. 이처럼 여러 분야로 기술을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사실 외국의 경우, 임플란트나 교정에 관련된 수요가 많지만, 그에 비해 한국은 수요가 더딘 편입니다. 이유는 굳이 자동화를 하지 않아도, 한국의 치기공 분야는 정밀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자동화보다는 치기공사들의 정밀도가 더 효과적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이러한 자동화의 필요성을 덜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야도 이론적으로나 기술력 측면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들 말하는데, 이 말이 허황된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치아도 관절도 100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고, 대부분 교체를 해주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의료 3D 프린팅 국제표준 개발을 가속화 시키기 위해 WG12를 중심으로 치과, 정형외과, 의료 인공지능, 의료 영상 등 관련 국제 표준화 기구와 협력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 3D 스캐닝

    (3D Scanning)

    3D 스캐닝(3D Scanning)은 하드웨어 장비를
    이용하여, 물체의 3D 형태를 측정하는 방법

  • 03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별 맞춤형
    이식용 기기를 제작해 부착한 예시 모습

  • 박사님의 목표
    앞으로의 계획
    무엇인가요?

  • 이번 성과를 통해 국내 의료 인공지능과 의료 3D 프린팅 관련 산학연의 추가 의견들을 수렴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반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WG12는 향후 ‘3D 재구성(Reconstruction)’, ‘3D 포맷 변환(Conversion)’ 등에도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왜곡과 손실 없는 정밀 자동 모델링이 가능하도록 추가 국제표준을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Editor epilogue

    ETRI는 3D 스캐닝과 3D 프린터용 저작·편집 도구 개발, 바이오·전자 소자 3D 프린팅 기술 개발 등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3D 프린팅과 스캐닝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위원회 신설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통해 이번 표준화 항목을 승인한 워킹그룹(WG)12를 2018년 8월 신설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3D 프린팅 및 스캐닝 분야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연구진의 노력은 인공지능을 결합한 융합 의료 3D 프린팅 국제표준 개발 선도라는 값진 결과를 맺어왔다.

    이러한 결과가 궁극적으로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을, 새로운 기회가 되는 희망의 기술이 되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