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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게임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 넘어라!

구글 딥마인드 팀이 지난해 공개한 인공지능 ‘알파고 제로’는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바둑 기보 없이 스스로 깨치고 발전하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바둑을 뒀고, 인간을 이겼다. 또한 IBM 인공지능 ‘왓슨’은 의료분야에도 투입되어 방대한 연구 자료 분석은 물론, 하루 평균 120여 건에 달하는 암과 관련된 논문을 수집해 치료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알파고 제로나 왓슨은 순간 상황판단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연구자들은 이와 같은 인공지능 연구분야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법을 선택, 가상의 시뮬레이션으로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과연, 인공지능은 게임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바둑과 같이 상대의 수가 보이는 세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은 특정 도메인을 벗어나 복합적인 문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해결능력은 아직까지 인간보다 서툴다. 변수가 많은 실제 세계에서는 감정을 처리하거나 창의력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의 역량을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2,000년 동안의 바둑 기록을 스스로 학습해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알파고의 승리 원인을 인간이 펼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예측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말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언어지능 SW인 엑소브레인은 지식의 축적과 탐색을 통해 퀴즈 왕중왕전에서 수능 만점자를 꺾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인공지능을 통한 학습이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2017년 10월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스타크래프트 격돌에서는 4경기 모두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가 승리했다. 이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경우의 수가 많은 전략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아직까지는 인간의 능력을 넘지 못함을 입증했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10의 170승이지만 스타크래프트는 10의 270승이라는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고 한다. 실제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 ‘MJ’봇을 제작했던 세종대 김경중 교수는 언론을 통해 “MJ봇은 아직 순간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어려움이 있는 인공지능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스타크래프트는 바둑과 다르게 정찰을 통해 전략을 세우고, 기지를 짓는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알파고가 인간과의 대결에서 바둑을 이긴 건 대단한 결과였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율진화, 자가적응, 협력학습, 전략추론, 행동예측 등과 같은 여러 기술의 발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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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인간지능으로 도약하다

현재 전 세계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소리 소문없이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최근 들어 가장 핫한 학문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ETRI는 최근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게이머들의 행동반응에 대한 인공지능의 예측 능력 평가가 가능한 평가셋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바로 게이머들의 행동을 보고 이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게임을 하는 과정 속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악의적이거나 선의적인 행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보고 집단행동시 나타날 수 있는 예측 가능상황을 발표했다. 이로써 연구진은 게임행동 양식을 보고 범죄예방의 추정이나, 군중심리 예측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인간지능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평가다.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평가 셋은 엔씨소프트에서 제작한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의 실제 상용데이터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 중인 게임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세계적인 평가 기준으로도 인정받았다.
아울러 본 평가 셋은 통해 최적의 대응방법 자동생성, 가상 경제시스템 시뮬레이션 등을 실세계에도 활용가능하기에 관련 기반기술 연구도 가능하다. 게임을 통해 실제 문제해결이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인지 심리적 본성이 표출되는 게임 속 게이머 행동 패턴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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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게임 인공지능에 관심을 보일까

그렇다면 구글과 같은 글로벌회사들이 게임 인공지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은 의료, 교육, 교통, 국방 등과 같은 인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판단해야 하는 게임을 통해 개발된 인공지능은 인간이 하는 일을 돕거나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자 목적이다.
아울러 게임 인공지능은 연구자 입장에서 연구하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3가지 요소를 지녔다. 첫 번째는 게임 속 데이터 수집이 현실보다 쉽다. 인공지능에 학습을 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수조건이다. 딥마인드가 알파고를 개발할 때도 가장 공들인 부분이 바둑 기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반면 게임 속 가상세계는 현실과 비슷하기 때문에, 게임에서 발생하는 세부적인 데이터를 실세계에 반영하기 쉽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두 번째는 직접 경쟁을 통해 인공지능의 성능을 체감하는 것이다. 예컨대 게임을 하더라도 너무 실력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보다는 본인과 비슷한 실력을 갖춘 사람과 플레이 하는 것이 흥미롭다. 즉, 인공지능은 게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인간의 만족감을 올려주는데 기여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자 입장에서는 같은 환경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인공지능 성능의 비교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지표와 성능 평가 사례를 확보해야하는 필요성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게임 속에서 표출되는 게이머들의 본성을 통해 실세계와 연결되는 문제점의 해결책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실세계에서 얌전할 것 같은 사람도 게임 속에서는 본성을 드러내곤 한다. 게임은 감정표출이 극단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도 많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범죄 수사 기법으로 게임의 사례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용의자의 폭력성을 예상하기 위해 기존에 이 사람이 좋아했던 게임 속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관찰한다. 게임 속과 실세계의 관련성이 굉장히 유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요소를 들여다보면, 인공지능의 유용성과 현재 인공지능의 기술 단계가 가능성을 유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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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도래할 새로운 미래

이처럼 게임 속 가상세계가 실세계와 가까워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게임 인공지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생활 속 가능성들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최근 발표된 구글의 알파고 제로나 국내 연구진의 게이머 행동예측 및 시나리오 자동생성 기술개발은 먼 미래를 향해 달리는 고속열차처럼 느껴진다. 언젠가 우리들도 그 열차에 뛰어 타는 일도 머지 않았다.
게임 인공지능 기술이 실세계에도 적용되는 날, 우리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상을 살 것이다. 어쩌면 게임이라는 가상세계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미리 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실현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이 세상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도 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다. 마치, 이러한 세상이 되면 사람들은 영화 속 장면처럼 누구나 오아시스에 접속하며 살지 자못 궁금하다. 문득, 먼 미래가 닿을 듯 가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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