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영화가 현실이 되는 시대
인공지능(Artificail Intelligence)의 이야기는 SF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소재다. 에디터가 정말 재미있게 봤던 ‘아이언 맨’의 개인비서 자비스, ‘Her’의 사만다 등 영화 속 인공지능은 인간과 흡사한 감정을 가졌거나 심지어 인간이 되고 싶어 하기도 한다. 물론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매트릭스’의 스미스처럼 인간을 말살하려 하는 인공지능도 꽤 있다. 이 영화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AI들이 하나의 자아(ego)를 가지고 있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유로운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자비스는 아이언 맨 수트의 전력이 바닥났을 때 저전력 경고와 함께 토니에게 “전 잠시 잠을 자야겠어요”라며 수트 밖으로 토니를 쫓아냈고,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스카이넷은 전 세계의 온라인에 연결되어 자각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인간들을 파멸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
이 AI들의 언행은 자아를 가지지 않은 기계가 정보수집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혹여 어떤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대응 중 하나를 임의로 선택해 표출한다 해도, 현재의 기술로 어떤 선택지를 고를 것인지 결정하는 알고리즘조차 인간이 작성해 기계에 적용해야 한다. 이 작업을 기반으로 진행 중인 기술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다.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인공 지능이 필요한 여러 분야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 ‘아이언 맨’의 자비스를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얼마 남지 않은 미래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바둑게임 말고 인공 지능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사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하고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이 바로 의료 분야이다. 질병의 다양한 증세와 변화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인공 지능이 판단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잘못된 진단이 내려질 경우 불리한 수가 되거나 게임에서 지는 것으로 끝나는 게임과 달리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다.
02
똑똑한 휴먼케어 기술
전 세계 추세에 발맞춰 ETRI에서도 인간의 마음을 인지하는 기술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얼마전 ETRI는 ‘2017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에 참가해 ‘심리감성 및 수면상태 인지 기반 웨어러블 휴먼케어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심리감성 및 수면상태 인지 기반 웨어러블 휴먼케어 기술은 일상생활에서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한 심리적 상태를 알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호흡이상이나 체내 산소 포화도 수면상태 등 건강위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수면 중에 간단한 손목형 웨어러블 장치만으로도 심리상태나 수면의 질 등을 알아내 모니터링함으로써 수면장애 환자들의 자가진단 서비스 기술로 활용 될 전망이다.
그 외에도 사람의 자율신경계 활동에 의해 나타나는 생체신호 및 환경신호를 센싱하고 맥박, 피부전도도 및 피부온도 변화 등을 계측, 분석하여 감성신호를 추출하는 감성 신호 센싱 디바이스 기술은 고령자, 독거노인 복지에 맞춤형 서비스로 활용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TRI는 현재 4차산업혁명의 가속화와 사람과 사물을 포함하는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새로운 지능을 생성하는 디지털 지능혁명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당 수천 개의 IoT 디바이스들이 연결되는 환경에서 ‘초연결 지능 IoT 핵심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시회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및 응용기술을 일반인에 공개, 개발중인 기술 공유와 협력으로 IoT기술의 산업계 상용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ETRI 김현 IoT 연구본부장은 “디지털 IoT기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빠른 정립을 통해 산·학·연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산업분야와 사회시스템 전반에 걸친 지능화 시대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