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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7 · June 30 · 2017 · Korean

Technology  ______  뇌파 신호 및 응용 기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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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킬로그램의 신비, 뇌! 뇌파 신호 응용기술

오래전 사람들은 보통 뇌의 10%만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뇌지도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대부분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뇌를 거의 다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뇌는 다양한 사고와 감정을 처리하는데, 뇌파 신호는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취득하여 해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원이다. 뇌파를 미래의 초연결 접속과 통신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적 가치와 가능성을 재발견하고, 뇌과학에서 밝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 회로와 연동·해석하기 위한 뇌파 신호의 처리, 해석, 응용 기술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우리 몸의 유용한 정보원, 뇌파 신호

뇌파(EEG: Electro Encephalo Graphy)는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의 전기적 활동을 두피에서 전극을 통해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기신호이다. 즉, 뇌파는 두뇌 내부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활성 정보를 전기장(Electric field)을 통해 간접적으로 포착한다. 최초의 뇌파는 1875년 영국의 생리학자인 케이튼이 토끼와 원숭이의 뇌에서 검출한 파형을 검류계에 기록한 것이다. 사람의 경우는 오스트리아의 한스 베르거가 1929년 두개골이 손상된 환자의 두피 아래에 백금전극 2개를 삽입하여 얻은 전위차를 기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의 두피에 전극(Electrode)을 부착하여 비침습적(Non-invasive)인 방법으로도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뇌전도(EEG)라고 명명하였다.
뇌파는 음성인식 이후에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컴퓨터 간에 가장 편리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초연결 접속과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유력하고 궁극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뇌파를 두뇌 활동 시 발생하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 형성된 시냅스들의 화학적 활성화에 의한 전자기적 신호 평균의 총합으로만 해석한다면, 뇌과학에서 이룩한 복잡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패턴과의 연결 그리고 해석이 불가능한 한계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뇌파 신호는 어떻게 발생할까? 두개골 안쪽에는 뇌가 3층의 막으로 싸여있다. 가장 바깥쪽이 경뇌막, 중간에 있는 막이 거미막, 안쪽에 연뇌막이 위치한다. 그 아래 대뇌피질에서 신경세포 사이에 시냅스가 형성되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이는 시냅스 후막의 이온채널에 부착되어 이온채널이 열리게 된다. 이후, 나트륨(Na+)이온이 Na+채널을 통해 세포 안으로 유입되고, 칼륨(K+)이온은 세포 밖으로 유출되어 세포막의 양단간 전위에 변화가 일어나 전위차가 발생한다. 즉, 전압이 생겨 전류가 흐르고, 이 전류가 전기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기장의 변화는 자기장을 생성하고 다시 자기장의 변화는 전기장을 생성하게 되어 두피에 전극을 설치하면 10~50uV의 뇌파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뇌파 신호는 대뇌피질의 면적 중 최소 6㎠ 이상 규모로 동기화가 되어야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파 신호를 처리하는 기술

뇌파 신호를 해석할 때에는 뇌파 신호의 진동수(주파수)에 따라 분류하는 파워 스펙트럼 분류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파워 스펙트럼은 측정되는 뇌파 신호를 각각의 주파수 성분별로 분해하여 그 크기(전력치)를 표시한 것이다. 뇌파 신호는 델타파, 세타파, 알파파, 베타파, 감마파로 나뉘며, 각 주파수와 신호의 특징이 다르다. 특히 알파(Alpha)파는 명상을 하고 있는 등의 매우 편안한 상태에서 강하게 나타나며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20 시스템은 뇌파 신호의 측정을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두피 위치와 측정점으로 전극의 위치와 대뇌피질 영역의 관계를 기반으로 결정되었다. 각 측정점에 Frontal, Temporal, Central, Parietal, Occipital의 약자를 따서 표시한다.
뇌파 신호를 두피에서 얻기 위한 전극은 신호의 프리엠프(pre-amplifier) 사용 여부에 따라 수동전극(passive electrode)과 능동전극(active electrode)으로 구분하며 소재에 따라 금속과 비금속 센서, 두피와의 접촉 방식에 따라 직접과 간접 접촉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십 uV 크기의 미약한 뇌파 신호를 잡음 없이 취득하여 뇌파 신호 처리장치와 연결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이며 중요한 기술이다. 사용자와의 연결 형태는 실험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유선 연결형, 헤어밴드형, 이어폰형, 무선비접촉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뇌파 신호의 전처리 과정은 주로 1~50uV 수준의 미약한 뇌파 신호에 혼합된 전원 잡음,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른 안전도 신호(EOG: Eletro Oculo Graphy),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의한 근전도 신호, 심장 박동에 의한 심전도(ECG: Electro Cardio Gram) 신호, 눈의 깜박임 등 뇌파 신호처리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신호를 제거 또는 처리하는 기술이다.
뇌파 신호의 주파수 스펙트럼 해석과 함께 뇌파 응용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법인 사건유발전위(ERP: Event-Related Potential)는 특정 정보(영상, 음성, 소리, 수행명령 등)로 구성된 자극을 가한 후에 이 자극이 유발한 뇌의 전기적 활성정보가 포함된 신호를 말한다. 뇌파 신호의 주파수 스펙트럼 해석과 함께 뇌파 응용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법이다. 사건유발전위는 자극이 제시된 시간을 기준으로 측정한 뇌파들을 평균화함으로써 자극과 무관한 뇌의 신호 부분은 제거하고 자극처리에 관여한 활동만을 추려낸 신호이다.

뇌파 해석과 앞으로가 기대되는 다양한 응용 기술

뇌파 해석 기술과 응용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뇌파 신호 처리기술을 가장 널리 응용하고 있는 분야는 보건·의료 분야이다. 뇌파를 이용하여 간질, 우울증, 만성피로, 치매 등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데 이는 뇌 기능 저하가 발생하면 알파파 신호의 피크가 퍼지면서 주파수가 낮은 쪽으로 이동하는 신호 특성 등을 활용한 것이다. 뇌파 신호별 특성을 활용한 의료와 건강 분야 제품들은 우울증, 뇌진탕, 치매 등의 진단 등에서 응용되고 있다.
뉴로피드백(Neurofeedback)은 의식의 힘을 극대화하는 행동 인지 요법의 일종으로 사람이 원하는 변화에 관한 정보를 얻으면 변화를 일으키는 행동이 강화되어 변화가 일어나기 쉬워진다는 작동이론에 근거한다. 뇌의 휴식상태를 유도하여 피로를 예방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안정 뉴로피드백과 외부 대상에 대해 집중을 유도하는 집중 뉴로피드백, 비대칭 뉴로피드백 등이 있다.
한편, 뇌파 해석 기술이 ICT에 응용된 기술도 있다. 감성 ICT 기술은 인간의 감성을 외부에서 자동으로 인지하여 사용자의 환경에 맞게 감성 정보를 처리하여 맞춤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정보통신기기뿐 아니라 의류, 자동차, 항공 등 매우 다양한 산업과 융합한다. 감성 ICT에서는 다양한 생체신호를 활용하여 사람의 자율신경계통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생체기반 감성인지 기술과 외부에서 영상이나 음성신호를 해석하여 사람의 감성 상태를 인지하는 기술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특히 뇌파를 이용한 감성인지 기술은 기계학습에 의한 감성인지 알고리즘인 서포트벡터머신(SVM: Support Vector Machine)이 널리 알려져 있다.

뇌파의 유망한 응용 분야인 뉴로마케팅은 뇌에서 측정한 정보의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솔직한 마음을 읽는 것이다. 뇌파 신호의 특성을 해석하여 제품의 가격, 디자인 등에 대해 소비 태도, 선호도나 패턴을 파악해 판매현장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주요 응용 기술 사례로는 얼굴 선호도(Facial preference)에 대한 연구다. 뇌파를 이용하여 매우 정확하게 사람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배우자의 후보를 선택할 때도 매우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사람의 뇌와 컴퓨터 및 기기를 연결하여 이들 간에 정보 교환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다. 첫째는 인간의 생각을 반영하는 뇌신경 활성화 신호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이를 사용자, 특히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휠체어나 인조 팔 등의 외부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이다. 둘째는 인간의 생각을 해석하여 컴퓨터나 로봇과 같은 기기에 제공하고 전달받은 정보를 다시 신경과학적 방법으로 전달하려는 연구이다. 2013년 미국 워싱턴대의 자기장 자극장치(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를 이용한 뇌파통신 실험, 2014년 유럽 FP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한 이진부호 기반의 뇌파통신 실험이 유명하다.
뇌파를 응용하여 보건과 의료 분야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컴퓨터 간에 편리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초연결(Hyper-Connection) 접속과 통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뇌파 신호의 처리와 해석이 뇌과학적 인지와 감정 회로와 긴밀하게 결합되어야 한다. 사람이 단어를 듣거나 읽어서 발음할 때 신경처리가 이루어진다. 오류 없는 뇌파 정보를 정확한 시간에 취득하고 이에 따라 대뇌피질의 활성화 원천을 추적할 수 있다면 사람의 생각이나 의도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같이 뇌파 신호를 응용하여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전달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는 귀(Ear)속에서도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하버드대는 뇌에 이식 가능한 전자그물망 개념의 신경신호 연결 기술을, 페이스북에서는 생각만으로 문장을 입력할 수 있는 기술을, 테슬라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사는 뇌와 컴퓨터 간 고속 정보교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 논문 다운받기(논문저자 : 김도영, 이재호, 박문호, 박윤옥 씨앗기술연구실 책임연구원 / 최윤호 씨앗기술연구실 선임연구원)
- 본 글은 위 논문을 재구성하여 작성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논문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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