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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7 · June 30 · 2017 · Korean

Wide Interview  ______  김병근, 이종택 ETRI 대경권연구센터 스마트비전연구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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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여서 더 의미 있는 우리들의 챌린지

도전은 혼자일 때보다 함께 일 때 더 큰 힘이 된다. ETRI 대경권연구센터는 지역의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곳이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술로 도전할 때 대경권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힘이 되어준다. 연구원 내에서도 ‘함께하는 힘’은 크게 발휘한다. ETRI 대경권연구센터 스마트비전연구실 김병근, 이종택 연구원은 따로 또 같이 ‘Traffic Surveillance Challenge 2017’에 도전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함께 했을 때 더 빛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발적으로 ‘Challenge’에 도전하다

대경권연구센터는 대경권을 중심으로 지역의 중소기업을 돕습니다. 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스마트비전연구실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 영상 관련 연구 인력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 비전 기술을 중심으로 영상 내의 다양한 관심객체에 대한 검출, 추적, 인식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속 차량 번호판 인식, 차량 속도 계측, 지능형 차량정보 인식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최근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월 26일 한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교통과 관련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챌린지가 열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 교통 분야는 그동안 챌린지가 전무했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챌린지란 공개된 데이터에 대해 정해진 기간 동안 자기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결과를 내고, 그 결과의 성능을 비교하여 순위를 매기는 것입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 자가용, 버스 등이 찍힌 영상 데이터를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합니다.
챌린지에 참여하기에 앞서 두 가지 사항을 고려했습니다. 한 가지는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또 하나는 챌린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성공 가능성 유무를 보았을 때, ETRI에서 10년~15년 이상, 장기간 연구했던 분야기 때문에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또, 딥러닝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김병근 선임님의 제안으로 스무 번 정도의 모임을 통해 관련 기술을 공부했습니다. 이론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와 챌린지 과제가 적합했습니다. 결과가 좋다면 ETRI 기술을 홍보할 기회가 될 수 있고, 관련 연구자들과 만나 연구 교류를 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방대한 데이터 셋에 대해 학습 할 수 있고, 이론만으로 공부했던 딥러닝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세계의 현 기술들과 ETRI의 기술을 냉정하게 비교해 볼 기회였습니다.

따로 또 같이, 경쟁과 소통의 도전

챌린지에 도전하기에 앞서, 참여자를 조사하고 팀 구성을 진행했습니다. 김병근 선임님이 참여하시길 원했고, 혼자보다는 두 명이 주축이 되어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한 팀을 중심으로 챌린지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희는 각자 생각하고 있는 방법을 모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ETRI에서 두 개의 팀이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두 개의 논문을 제출하게 된 것입니다. ‘Traffic Surveillance Challenge 2017’이 첫 학회이다 보니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볼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방법론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내린 선택이었습니다. 팀 구성을 마치고, 매일 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저희가 개발한 기술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기회가 생겨 즐겁게 임했습니다. 연구실 내 최윤원 박사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덕분에 둘만으로는 어려웠을 과정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두 개의 팀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약간의 경쟁이 생겼습니다. ‘상대 팀 보다 내가 꼭 잘해야 해!’라는 경쟁이 아닌 ‘한 팀이 못하더라도 나는 끝까지 잘 해낼 거야’라는 공정한 경쟁이었습니다. 마치, 형이 잘하면 동생이 약간의 자극을 받는 형제간의 경쟁처럼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었습니다. 또, 느슨한 협력이 이루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면서 잘했던 점과 못했던 점을 서로 알려주고, 막힌 부분에 대해 서로 조언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계속해서 회의를 통해 고쳐나갔습니다. 이 덕분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시너지를 발휘하며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첫 챌린지이다 보니 주최 측에서 요구하는 기준치가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사람이 봐도 구별하기 어려운 영상들도 있었고, 어느 정도까지 성능을 내야 하는지도 고민스러웠습니다. 시간도 부족하고 주말도 반납하며 할 수 있는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TOP3 안에 ETRI 두 개 팀이 들어가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두 개의 논문도 발표했고, 올여름에 열리는 컴퓨터 비전 학회인 CVPR에 참석할 수 있어 기쁩니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한 원동력

딥러닝과 머신러닝 분야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들이 주도하고, 기술 발전도 눈 깜짝할 새 진보하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입니다. 특히 교통과 관련한 챌린지는 블루오션으로 챌린지가 있다면 저희가 한 번쯤 도전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챌린지에서 좋은 성과를 얻지 않으면 중소기업 등 기술 업체들에게 ETRI 기술을 전달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챌린지를 통해 딥러닝과 머신러닝 분야에 한발을 내딛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연구하는 기술을 적용해볼 수 있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은 것만큼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챌린지는 어떠한 압박이 없었기에 물 흐르듯이 자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챌린지에서 거둔 좋은 성과 덕분에 스마트비전연구실 분위기도 좀 더 긍정적인 열기가 더해졌습니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자신감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Traffic Surveillance Challenge 2017’에서 얻은 성과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연구를 수행하여 지금보다 좀 더 발전한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한 사람의 힘은 약하지만 여러 사람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두 개의 팀으로 진행했지만 서로 약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얻었고, 스마트비전연구실 분위기도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험을 통해 얻는 자산이 중요하듯, 이번 챌린지 도전이 밑거름이 되어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챌린지에 있어서 자율성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연구원 개인마다 창의성이나 성향 등이 아주 다릅니다. 이를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르다고 생각하면 더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획일적인 시스템보다 연구원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해준다면 연구원 각자의 기술에 대한 호기심 충족이나 성과를 위해 더 노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 사람의 몫을 계속해 나가면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또, ETRI는 국가 기관이기 때문에 사기업 입장에서 부담되어서 하기 싫은 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 중소기업이 기술을 수출할 수 있게 하는 일 등을 사명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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