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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4 · May 12 · 2017 · Korean

Focus  ______  조준휴 前 기술이전팀 팀원, (주)베이비플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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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세요, ‘아빠랑’이 있잖아요

아이들에게 ‘아빠’라는 주제로 그림을 자유롭게 그려보라는 실험이 있었다. 한국의 아이들은 소파 위에 누운 아빠, 담배를 든 아빠, 소주병 앞에 앉은 아빠 등의 그림을 그렸다. 스웨덴 아이들은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도형을 그렸다. 그것은 바로 ‘하트’였다.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은 가정과 직장생활의 양립이 힘든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반영했다. 깨어진 가정을 회복하고 멋진 사회와 나라를 만들자는 모토로 회사를 운영하는 베이비플러스의 조준휴 대표를 만나본다.

아이 셋을 가진 젊은 아빠의 창업 도전기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학창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ETRI 사업화본부 기술이전팀에서 4년 여간 근무하며 기술이전계약, 기술마케팅, 경상기술료징수 등의 업무를 통해 기술사업화 과정을 경험할 수가 있었다. 그러다 그의 눈에 하나의 기술이 들어왔다. 바로 휴대형 멀티 리더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배란일 진단기’다. 보통의 배란 테스트기는 배란일를 표시하는 부분의 결과 값을 육안으로 살피는 반면, 스마트 배란일 진단기는 결과값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하여 남편과 공유하는 기능 등 기존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난임 부부가 증가하고, 젊은 세대들이 출산에도 계획을 세우는 세태를 보았을 때, 사업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조 대표는 창업에 대한 꿈을 이룰 기회라고 생각했다. 힘겹게 아내를 설득한 끝에 드디어 그는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 둥지를 틀고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초기 창업과정에서 조 대표는 ETRI 창업지원제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마침 ETRI 구성원 모두에게 개방된 예비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금, 보육공간, 교육, 멘토링 등 창업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역량과 인프라에 대해서 지원받을 수 있었다. 또 창업기업에게 제공되는 ‘기술이전 시 착수기본료 할인제도’와 조기상용화 가능 기술에 대해서 지원하는 ‘기술료 옵션제도’는 자금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여기에 대하여 ETRI 출신이라는 브랜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창업과제들을 수주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신뢰를 더해주었다.
창업을 시작한 후, 약 일 년 반 시간 동안 부단히 노력했으나 상용화의 길은 험난했다. 제조업과 의료기기 사업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아이템의 특성상 초기 창업기업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낸 후, 조 대표는 현재 스마트 배란 진단기의 제품화를 잠시 멈추고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고생했던 시간이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이 시기를 잘 극복하고 함께 하는 팀원들과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멤버들로 구성된 이 회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아빠랑’은 그 중 하나이다. 우연한 기회에 어느 공모전에서 아이디어 상을 수상하고, 본격적으로 사용자와 시장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루 1분, 초 간단 아빠놀이 제공 서비스

‘아빠랑’은 짧은 시간 효율적으로 아이들과 놀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수건 한 장으로 아이와 놀아주기, 집에 있는 책을 켜켜이 쌓아 블록쌓기처럼 놀아주는 방법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1분간, 10분간 놀이법 같은 시간에 따른 놀이법, 연령별 놀이법 등 365일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퇴근 후 아이와 아빠가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짧은 시간 동안, 피곤한 아빠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한창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큼의 손쉽고 기발한 방법들을 살펴 볼 수 있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놀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 이 분야에서 유명한 '아빠놀이학교'와의 업무협력을 실행했고, 아빠놀이 콘텐츠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과 전문성을 얻어나가며 서비스를 구현해 가고 있다.
베이비플러스의 팀원들은 그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동료들이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일에 충돌이 생겼다. 예를 들면 ‘아빠랑’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해서까지 열띤 토론을 벌이는 등 갈등은 참 많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구성원들 간의 소통과 배려가 강조되고 조직이 더 단단해져가는 것을 경험했다.
조준휴 대표는 ‘아빠랑’이 젊은 아빠들의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이 되기를 소망한다. 아빠들 간의 공감과 소통의 공간도 제공하여 지친 아빠들이 서로 위로하고 힐링 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려고 한다. 파일럿 테스트 기간을 거쳐 빠르면 5월 중순~말경에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아빠랑’ 앱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기업

‘아빠랑’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내 아이와 놀아주는 일이 아빠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길로 연결되는 것이다. 아빠랑 앱에서 사용자가 아이의 놀이 사진(영상)을 업로드 하면 이에 따라 기부 포인트가 발생하고, 이는 아빠가(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나눔으로 돌아간다. 기부금은 연구소/대학/기업/기관/연예인 등으로부터 받고, 브랜드/광고효과를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수익모델을 베이비플러스 측은 추진 중이다. 놀이 콘텐츠에 삽입되는 간접광고(PPL), 아빠놀이 100선과 같은 책 발간 등으로도 수익을 꾀하지만 이 회사가 내세우는 수익모델은 바로 이런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착한 소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 후원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이미지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
좋은 취지이지만 당장은 큰 수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큰 포부를 밝히며 당당히 대답했다. 조 대표는 추후 주변의 학교와 연계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연구소를 설립하고 싶다고 했다. 연구 내용들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업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다. 아이들이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0-9세(인성과 창의력, 집중력 등을 기를 수 있는 시기)’에 가족 구성원들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함께 많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개발하여 제안하려는 취지이다.
눈앞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베이비플러스는 이 사회의 건전한 변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더불어 기업의 발전을 꿈꾼다. ‘아이 낳고 싶은 세상을 만들자’는 비전을 내세운 조 대표는 회사 직원들에게 역시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며 출산을 장려하는 문화에 앞장선다. 그를 비롯해 직원 모두 큰 기업에 취직한 다른 지인들과 비교했을 때 연봉은 낮지만, 멀리 보고 함께 성장해 가는 파트너로 서로 생각하며 힘을 모으고 있다.
‘아빠랑’ 다음으로 조 대표가 꿈꾸는 프로젝트는 엄마 살리기 프로젝트, 자녀들의 효도하기 프로젝트 등 가정의 화목을 견고히 하는 착한 프로젝트들이다. 베이비플러스의 인재들이 일으키는 잔잔한 파도가 나비 효과를 일으켜 커다란 파도가 돼, 선진국처럼 가정과 일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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