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동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박찬종입니다. 여러 분야의 직업을 삼다 보니, 저의 근황을 알릴 기회가 없었는데 웹진을 통해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현재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을 지내고 있습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영화 세트장과 액션 스쿨을 갖추고, IT와 CT가 융합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영화, 영상과 관련된 콘텐츠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저는 창업을 위해 ETRI를 퇴직한 후, 벤처 CEO, 대덕연구개발특구 본부장, 한국연구재단 기술사업화단장, 한밭대 교수를 거치면서 연구와 경영,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즐거운 일을 하자,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ETRI 동문 여러분, 마음의 열정이 시키는 일을 하십시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TRI 재직 당시 가상현실연구팀에 근무했습니다. 그때 당시 SBS 가요 프로그램에서 과감하게 ‘룰루랄라’라는 그래픽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모션캡처를 통해 가요 안무를 추는 캐릭터였죠. 사람 동작을 캐릭터에 입히려면 관절 동작을 캡처링 해야 합니다. 당시 ETRI에 있는 장비로 모션 센서를 이용해 댄서의 행동을 캡처하고 캐릭터에 입히는 작업을 했습니다. 댄서들이 연구소에 와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즐거웠습니다. 한 주의 가요 순위 1위를 미리 아는 것도 재미있었죠. 이때 당시에 전통적인 IT 시스템이 아닌, 방송과 관련된 기술을 연구했던 것을 보면, 제 성향이 항상 새로운 기술, 방송과 콘텐츠와 관련된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ETRI 재직 당시 즐거웠던 일을 생각해보면, ETRI만의 문화가 좋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체육의 날 행사가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생소한 클레이사격장 등에서 즐거운 체험을 했습니다. 타 분야와 융합할 기회를 주었고, 직원들이 건전하게 단합하는 즐거웠던 활동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연구 이외에 소양을 계발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인문학과 철학 강의를 듣고 있지만, 자신의 역량만큼 필요한 것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ICT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인력양성과 산업체 지원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ICT 관련 사업 발굴과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대전 지역은 ETRI를 비롯해 대덕특구 등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기업과 인재를 연결시켜야 합니다. 대학의 훌륭한 인재를 적합한 기업과 매치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같은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목표의 일환으로 미래부에서 진행하는 소프트 융합 클러스트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대전의 국방 인프라를 특화시켜 ‘국방’을 키워드로 한 ‘국방 소프트 융합 클러스트 사업단’이 7월 14일 개소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전은 계룡대와 교육사령부 등 국방과 관련된 인프라가 훌륭합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전에 있는 국방 관련 회사들이 중견기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산·학·연·관을 잘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