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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기술 발달사를 한눈에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근·현대과학기술관

1인당 국민소득 60불에서 세계 11위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세상을 바꾸는 한국의 과학기술’이라는 주제로 한국을 대표하는 7가지 과학기술을 선정해 새로운 상설전시관을 열었다.
경제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준 우리나라 대표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근·현대과학기술관」을 찾아가 본다.

더 풍성하고 새로워진 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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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도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은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와 체험 공간, 가족캠핑장까지 남녀노소 과학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민들이 우리나라 대표 과학기술의 발달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근·현대 과학기술관을 조성해 지난 1월 대중에 공개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 2층에 조성된 근·현대과학기술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7가지 과학기술 분야를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선정된 7가지 과학기술 분야는 에너지·자원 기술, 전기·전자 기술, 운송기계 기술, 석유화학 기술, 우주 기술, 반도체와 ICT 기술, 생명공학 기술이다.

근·현대과학기술관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벽에 있는 시계 부속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시계 부속품이 시간의 흐름 속으로 안내하듯 자유롭게 부유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사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 같았다.

 

전기 도입부터 스마트그리드까지

시간여행의 첫 번째 방문지는 에너지·자원 기술의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달사는 ‘발명’보다는 ‘도입’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
대부분의 과학기술이 해외에서 도입되어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내 최초 발전기 도입으로 동대문 발전소가 개설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1963년 부산 화학발전소, 1965년 춘천 수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현재 국내 최초 독자기술개발을 통한 신형경수로 APR-1400 신고리 3호기가 완공될 예정에 있다.
최근 한정된 자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태양, 풍력, 수력, 지열 등을 이용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키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내용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스마트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이룰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시티로 나아가고 있는 에너지 기술의 미래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전자기술 전시는 전기 생산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가정에 쓰이기까지 과정을 전기에너지의 여행으로 표현했다. 전시 기법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단면을 잘라놓은 것이다. 잘린 전자제품이 담겨진 투명모니터 화면에서 제품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 주는 기법이 신선한 인상을 주었고 호기심을 끌었다. 또 브라운관, LCD TV 등 다양한 TV 종류를 ‘TV가족’으로 표현해 놓은 설명도 재미를 유발했다. 우리나라 최초 19인치 컬러TV ‘금성 CT’ 등 브라운관으로 시작해 빠르게 변해온 우리나라 TV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최초 흑백TV인 '금성 VD-191'진품을 비롯한 최초 라디오, 컬러TV 모형도 볼 수 있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눈부신 속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의 역사를 실감나게, 재미있게 재현해 놓은 점이 눈에 띄는 전시였다.

땅, 바다, 우주, 그리고 새로운 시공간을 연 ICT까지

운송기계 기술 전시는 운동기계의 기본 원리부터 자동차 기술의 발달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에서 볼 수 있었던 포니 자동차가 전시되어있다.
이름만큼이나 생긴 것도 귀여운 ‘현대 포니 1’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도약과 발전을 상징한다.
1975년에 생산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 아시아 두 번째 고유모델이다.
당시 에콰도르에 5대를 수출해 자동차산업 수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일반 국민들도 싸고 튼튼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마이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 계기다.
이곳에는 ‘현대 포니 1’, ‘현대 포니 2’와 함께 중형 고급승용차인 ‘레코드 로얄’, 자동차 부품 국산화 비율 90%를 달성해 제작한 ‘기아 브리샤’ 진품이 전시되었다.
지금도 실제 주행이 가능한 진품이라 하니 신기하고도 왠지 대견스러웠다. 그밖에 철도기술, 항공기술의 발달사가 전시되었다.

운송기계 기술 전시 공간 옆에는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배 한척이 있었다. 한국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모형이다.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아라온호’는 쇄빙뿐만 아니라, 첨단 연구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4년 전 크리스마스, 남극해에서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을 구조하는 등 좌초된 3개의 선박을 구조한 이력으로 흰색, 빨간색의 선박 모습과 어울리는 남극의 산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현재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보급품 운송, 연구 대원 및 남극 대륙 기지 건설용 물자 수송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라온호’ 모형에는 프로펠러 모형과 선박 내부의 모습도 그려져 있어 우리나라 선박기술의 위엄을 자랑했다.

 

우주기술 전시 공간에서는 인공위성과 우주 기술의 발달사를 볼 수 있었다. 1966년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전후로 인류는 우주로 향하기 위한 기술발전에 몰두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약 10년 동안 독자 위성기술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한다. 1992년 6월 발사 된 우리별 1호는 우리나라 최초 위성이자 첫 운용 성공사례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 또 무궁화 인공위성의 발달과 최초의 위성 발사체 나로호에 대해 잘 몰랐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반도체와 ICT 기술 그리고 생명공학 기술을 소개하는 공간이었다.
ICT 기술의 과학 원리부터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 이동통신의 발달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또한 현재 가장 각광받는 기술로 꼽히는 사물인터넷의 무궁무진한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1994년 인터넷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초고속 인터넷 상용 서비스는 1998년에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ICT 기술의 역사를 살펴보며 앞으로 다가올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모든 것이 연결된 ICT 세상도 그려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에는 ICT와 관련된 다양한 과학체험전시가 구성되어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의식주, 천문지리, 군사기술 등의 전통 과학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겨레과학기술도 전시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을 돌아보고 나면 마음 한 구석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사에 대한 뿌듯함이 전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