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도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은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와 체험 공간, 가족캠핑장까지 남녀노소 과학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민들이 우리나라 대표 과학기술의 발달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근·현대 과학기술관을 조성해 지난 1월 대중에 공개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 2층에 조성된 근·현대과학기술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7가지 과학기술 분야를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선정된 7가지 과학기술 분야는 에너지·자원 기술, 전기·전자 기술, 운송기계 기술, 석유화학 기술, 우주 기술, 반도체와 ICT 기술, 생명공학 기술이다.
근·현대과학기술관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벽에 있는 시계 부속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시계 부속품이 시간의 흐름 속으로 안내하듯 자유롭게 부유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사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 같았다.
전기·전자기술 전시는 전기 생산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가정에 쓰이기까지 과정을 전기에너지의 여행으로 표현했다. 전시 기법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단면을 잘라놓은 것이다. 잘린 전자제품이 담겨진 투명모니터 화면에서 제품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 주는 기법이 신선한 인상을 주었고 호기심을 끌었다. 또 브라운관, LCD TV 등 다양한 TV 종류를 ‘TV가족’으로 표현해 놓은 설명도 재미를 유발했다. 우리나라 최초 19인치 컬러TV ‘금성 CT’ 등 브라운관으로 시작해 빠르게 변해온 우리나라 TV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최초 흑백TV인 '금성 VD-191'진품을 비롯한 최초 라디오, 컬러TV 모형도 볼 수 있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눈부신 속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의 역사를 실감나게, 재미있게 재현해 놓은 점이 눈에 띄는 전시였다.
운송기계 기술 전시 공간 옆에는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배 한척이 있었다. 한국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모형이다.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아라온호’는 쇄빙뿐만 아니라, 첨단 연구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4년 전 크리스마스, 남극해에서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을 구조하는 등 좌초된 3개의 선박을 구조한 이력으로 흰색, 빨간색의 선박 모습과 어울리는 남극의 산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현재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보급품 운송, 연구 대원 및 남극 대륙 기지 건설용 물자 수송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라온호’ 모형에는 프로펠러 모형과 선박 내부의 모습도 그려져 있어 우리나라 선박기술의 위엄을 자랑했다.
우주기술 전시 공간에서는 인공위성과 우주 기술의 발달사를 볼 수 있었다. 1966년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전후로 인류는 우주로 향하기 위한 기술발전에 몰두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약 10년 동안 독자 위성기술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한다. 1992년 6월 발사 된 우리별 1호는 우리나라 최초 위성이자 첫 운용 성공사례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 또 무궁화 인공위성의 발달과 최초의 위성 발사체 나로호에 대해 잘 몰랐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