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GPS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없는 복잡한 대형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길을 찾는다.
천장에 매달린 LED 조명 불빛이 스마트폰에 시시각각 위치 정보를 알려준다.
눈에 보이지 않게 초당 수만 번 빛을 깜빡임으로 통신하는
이른바 '가시광 무선통신' 신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장애인에게 길 안내도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나 화장실 부근을 지나가면 조명을 타고 위치 정보가 날아와
지팡이에 달린 스피커로 소리를 내 알려준다.
가로등 빛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고,
주행 중 앞 차의 속도 정보를 순식간에 뒤차에 빛으로 쏴서
돌발 사고에 대비할 수도 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전파를 쓸 수 없던 여객기나 물속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불빛으로 통신하다봉수대는 높은 산봉우리에 횃불을 피워 멀리까지 소식을 전하던 고대의 통신수단이다. 그런데 500년이나 지난 오늘날 전파가 아닌 불빛을 이용하여 통신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가시광 무선통신 기반의 새로운 통신기술, 라이파이(Li-Fi: Light Fidelity) 이야기다. 가시광 무선통신을 발전시켜 와이파이 보다 빠른 고속의 라이파이는 LED를 이용하여 기존 조명이나 표시 등의 역할은 그대로 수행하면서 통신이 가능하도록 결합한 차세대 통신기술이다. 간단히 말해 LED의 깜박임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라이파이 기술은 매우 초기단계의 저속인 가시광 무선통신 기술을 선박 간 통신, 자동차 후광 등에 적용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ETRI와 유양디앤유가 가시광 무선통신 기술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TRI는 가시광 무선통신기술을 개발해, 전원 부품 및 LED 전문업체인 유양디앤유에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이미 간단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시광 무선통신(VLC: Visible Light Communication)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LED(Light Emitting Diode) 조명의 구동 회로에 칩 설계 기술을 이용하여 통신 기능을 삽입했다. 수신 모듈은 빛과 함께 온 데이터를 읽어 들인다. 즉 고정되어 있는 LED 조명이 이용자가 보낸 신호를 통해 위치정보를 확인, 다시 이용자에게 신호를 보내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다.
빠르다,효율적이다, 안전하다가시광 무선통신 기술을 발전 시킨 라이파이는 영국 에덴버러 대학 하스 교수가 제창한 것으로 와이파이(Wi-Fi)보다 100배 정도 빠른 전송속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이파이 기술이 실현되면, 영화 한 편 용량인 1GB를 1초 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이다. 게다가 주파수 혼선 등 무선통신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에너지 효율까지 높일 수 있다. 380~780㎚ 대역의 가시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도 안전하다.
ETRI와 유양디앤유는 국내 대형마트에 본 기술을 공급, 가시광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해 첫 상용화도 실현시켰다. 이마트는 지난해 고객 동선을 파악하여 스마트폰에 할인 상품 정보와 쿠폰을 보내주는 ‘세일 내비게이션’ 행사를 통해 본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그동안 대학·연구소 등 학계에서 시연한 사례는 다수 있지만 실제 상용화에 성공하기는 처음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다ETRI는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데이터 전송 효율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유양디앤유는 박물관이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제품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이파이 기술 개발은 영국의 에덴버거, 캠브리지, 옥스퍼드 등 대학 연구진 뿐 아니라 독일의 지멘스, HHI, 프랑스 Oledcomm, 네덜랜드 필립스, 일본의 VLCC, NEC, 미국의 인텔, 보스톤 대학, GE, 중국의 푸단, 칭화 대학 등이 뛰어들었으며, 국내에서는 ETRI와 다수의 기업, 다수의 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초국가적 네트워크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전선이나 전파가 아닌 빛으로 통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와이파이와 함께 연결의 범위를 더욱 넓혀줄 혁신적인 통신방법. ETRI가 라이파이 기술 상용화를 통하여 빛으로 통신하는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