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vol.08 2014.01.10
  • ETRI홈페이지
  • 구독신청
  • 독자의견
스토리
국산 항공 운영체제로 무인 항공기 시대 눈앞
부상하는 무인 항공기 시장

무인 항공기는 말 그대로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항공기를 뜻한다. 무인 항공기가 2014년 현재,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유망기술로 주목받는 가운데, 기존에 군에서 정찰이나 공격용으로 쓰이던 무인 항공기의 영역이 우리 생활 속까지 다가오고 있다. 공격의 수단에서 미래 생활용품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소형 무인 항공기 ‘드론(Drone)’을 이용해 빠른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의 활용도 두드러진다. 이미 미국에서는 무인 헬기를 이용해 작황을 점검하거나 가축의 이동을 추적하고, 산불 발생 여부 등을 감시하고 있다. 무인 항공기를 이용해 씨를 뿌리고, 농약을 살포하는 첨단 농업시대의 도래도 머지않았다.

이처럼 그동안 군사용 위주였던 무인 항공기의 민간수요가 증가하면서 세계 무인항공기 시장은 올해 7조원에서 오는 2023년에는 1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산 항공 운영체제의 탄생

이런 시점에서 ETRI에서 무인 항공기에 탑재되는 운영체제(OS)를 개발, 시험비행에 성공해 화제를 낳고 있다. 운영체제는 항공기의 컴퓨터 시스템을 제어,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그동안 국내 항공기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는 모두 외산이었다. 이 때문에 기존 운영체제는 일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경우 소프트웨어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등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이번 무인 항공기 운영체제의 국산화로 앞으로는 보다 쉽고 빠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항공용 실시간 운영체제의 이름은 ‘큐플러스 에어(Qplus-AIR)’. ‘큐플러스 에어’는 특히 항공기의 무게와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한 통합모듈구조(IMA, Integrated Modular Avionics)를 국내 최초로 지원한다. 따라서 무인기나 항공기의 체공시간(공중에 머물러 있는 시간)과 작전반경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큐플러스 에어’는 2012년 말 미국 연방항공청의 SW 안전성 기준 최고 등급인 ‘DO-178B Level A’를 획득한 것에 이어, 2013년 2월에는 3미터 크기의 시험용 무인기에 탑재해 두 차례 시험비행에도 성공했다. 본 시험비행 성공은 국내에서 개발한 실시간 운영체제로는 최초로 비행시험에 통과한 것이며 이는 실제 적용에도 성공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더불어 개발 과정을 통해 국제특허도 12건 출원했으며 논문도 14편 발표했다.


사업화를 통해 열어갈 드넓은 창공

더욱 반가운 소식은 실시간 운영체제 개발에 참여한 ETRI 연구원을 통해 연구소 기업을 창업, 상용화의 발판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실 지난해 1월 ‘큐플러스 에어’ 개발에 성공했지만 유지보수에 대한 불확실성과 적용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국방기관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다. 민간업체 1∼2곳과도 기술이전을 협의했지만 이마저도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ETRI는 국민 세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사장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연구원 창업을 선택하게 됐던 것이다.

연구원이 창업한 연구소기업은 ‘알티스트(대표 손동환)’로, 지난 12월 10일 등록절차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상용화 채비에 나섰다. 국내외에서 공고히 인정받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보수적인 외산 위주의 시장생태계로 인해 기술의 상용화의 어려움을 겪던 중, 이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이 직접 창업을 통해 상용화에 나선 것은 기술개발 성공만큼이나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회전익 항공기에서 블랙 박스 역할을 하는 상태감시 시스템(HUMS)에 탑재 예정으로 ‘큐플러스 에어’의 상용화는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약 체결로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비롯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 생산하는 헬리콥터들에 ‘큐플러스 에어’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항공전자, 무기체계, 원자력 등 안정성이 높이 요구되는 다양한 시스템에 대해소도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ETRI 차세대OS연구실 김태호 실장은 “연구기관의 경우 수많은 과제를 진행 중에 있어 ‘큐플러스 에어’와 같은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하기는 어렵다”며 “이번에 창업한 연구소 기업은 오직 개발된 운영체제(OS)의 상용화를 위해 만들어진 만큼 영업이나 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전익 항공기용 상태감시시스템의 실시간 운영체제로 ETRI 연구성과물을 선택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의 관계자도 “ETRI의 ‘큐플러스 에어’는 최고의 신뢰도를 요구하는 비행시험을 통과한 검증된 운영체제이며 향후 헬리콥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공기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시간 운영체제(OS)는 유무인기, 자동차, 우주, 로봇 등의 산업이 점차 전자화, 융복합화 됨에 따라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올해 세계 시장 규모는 1조 3천억으로 추정되고 국내는 무기체계 시장만 300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기술개발 완료와 시험비행 성공, 그리고 사업화로 이어진 ‘큐플러스 에어’의 순항이 앞으로 보다 높은 궤도를 향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길 응원해 본다.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