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vol.08 2014.01.10
  • ETRI홈페이지
  • 구독신청
  • 독자의견
스페셜
응답하라, 눈길만으로! 보기만 해도 연결되는 신개념 통신
보이는 대상과 바로 연결하는 신개념 통신기술

회의 도중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띄우는 주인공. 영화 ‘아이언맨2’ 속의 한 장면이다. 무선공유기(AP) 등 별도의 네크워크 장치가 없어도 스마트폰과 스크린이 직접 연결돼 쉽고 빠르게 통신이 이루어진다. 이런 영화 같은 상황이 이제 현실에서도 가능해졌다.

ETRI에서 개발한 ‘시선통신 기술’ 이야기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가시거리대상 시선통신 및 스마트 모바일 커넥션 기술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 개발에 착수, 3년 만에 성공시킨 이 기술은 연결하고자 하는 대상의 식별자를 모르더라도 스마트 폰 화면에서 ‘보이는 대상과 바로 연결’시켜 주는 신개념 통신기술이다. 즉,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 실행시킨 뒤 사진을 찍듯이 대상을 터치만 하면 통신이 가능하게 된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IP주소, 이메일주소 등을 알아야 가능한 현재의 통신방식과 달리, 강한 전파빔을 발생, 이 빔을 받은 대상의 기기가 응답하도록 하는 형태다.

현재 약 8도 방향 범위에 들어온 대상들을 구별해 고유 ID를 식별할 수 있으며, 대상의 방향 주변의 디바이스만 탐색함으로써 다른 기기의 간섭을 적게 받는다. 이 기술은 또한 3초 이내에 대상을 찾아내는 빠른 속도와 94%(추가 성능향상 추진 중)의 높은 통신대상 인식률을 구현했다.

Wi-Fi P2P, Bluetooth 등 기존 D2D(Device-to-Device) 방식은 주로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근거리에 있는 기기들끼리 직접 통신할 수 있는 기술로 통신식별자를 모르면 연결이 불가능하고 대상 이외의 디바이스들까지 탐색하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연결과정이 복잡하고 30초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경쟁기술인 구글 안드로이드 빔과 비교했을 때도 월등한 성능을 확보 했다. 즉 구글 안드로이드 빔 방식의 통신은 10cm 이내에서 동작하는데 비해, ETRI의 ‘시선통신 기술’은 전파를 사용, 최대 70m까지 통신이 가능해 통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긴 사용거리 확보는 다양한 근접 모바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한다.
기술의 창의성만큼이나 놀라운 파급효과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모르더라도 상대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여러 명이 모여 있는 회의장에서 자료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메일 주소나 메신저 ID를 확인해 전송해야 했지만, 이제는 사람을 정하고 포인팅해 전송하면 끝이다. 또한 ‘아이언맨2’에서처럼 스마트폰 화면을 대형 스크린이나 TV 등에서 보고 싶을 경우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지정하기만 하면 그대로 실현되는 등 각종 IT기기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이 기술의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향후 스마트폰, 가전기기, 사무기기 등에 폭넓게 적용돼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에 적용할 경우 전화번호를 몰라도 메신저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에 있는 파일을 주변에 있는 프린터로 인쇄하고 싶을 경우 프린터 IP주소를 몰라도 가능하다. 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을 주변에 있는 오디오나 TV를 통해 여러 명이 함께 감상할 수 있고, 식당이나 극장, 커피숍, 백화점 등의 간판광고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즉시 메뉴나 가격은 물론 인테리어 정보까지 별도의 통신비 없이 확인 수 있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변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화재, 자연재해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건물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대피 경보 메시지를 신속히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가 기지국이나 유무선 공유기(AP) 등의 네트워크 없이 주변 기기와 직접통신을 통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사용 증가로 무선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는 최근 통신환경에서 이 기술의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IT 업체들에 기술 이전될 경우 시선 통신기술은 조만간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SNS 회사나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 중으로, 스마트폰에는 칩화 내장이 가능하고 스마트 TV 등에는 작은 동글(Dongle) 형태로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카카오톡, 위챗, 킥 메신저 등과 결합, 신규 SNS로의 진화시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의 세계 시장은 오는 2020년 9.5억불로 성장하고, 연간 세계시장 점유율도 최대 1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에서는 AP없이 단말기 간 통신을 지원하는 대상인식통신에 대한 국제 표준화가 진행 중인데, ETRI는 이미 해당 기술과 관련, 국제특허 22건을 출원한 상태다. 연구진은 확보한 특허를 기반으로 우선적 표준화를 추진 중이며 향후 표준특허 개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해도 좋을 ‘시선통신 기술’의 가능성

이번 연구개발을 주도한 ETRI 무선전송연구부 방승찬 부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통신거리와 대상 기기 발견 시간,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 향후 안경형태의 단말과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 사용하거나 셀룰러 기반 기기 간 직접통신 방식과 결합할 경우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더욱 더 큰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바야흐로 LTE시대. 하지만 통신 수요의 폭증으로 트래픽이나 데이터 전송 오류 등으로 기존 통신방식에 대한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지국이나 무선공유기 없이도 SNS를 가능케 하는 ‘시선통신 기술’의 등장은 사람들을 더 자유롭고 편리하게 소통하게 해줄 것이다.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