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Vol.233
환경 선진국 스웨덴의 제2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예테보리.
예테보리시는 환경정책의 기조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환경 분야에 대한 고려사항은 일상 속 모든 부분에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테보리시도 과거 1970년대엔 대기오염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다.
해운업, 자동차공업, 정유 등의 공장이 들어선 중화학공업단지였기 때문이다.
1960~70년대의 예테보리시는 대기오염이 큰 문제였다. 원인은 공장과 가정집이었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큰 중화학 공업단지였기에, 공장에서 나오는 유독가스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또한 석유와 석탄을 사용한 난방 기구에서 나오는 유황 가스도 대기오염의 주범이었다. 1979년 예테보리시의 석유 의존률은 90%였으니 얼마나 많은 유황 가스를 배출했는지 예상할 수 있다.
이에 예테보리시는 석유 의존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시작한다. 특히 폐열 에너지, 바이오매스에너지와 같은 재활용 에너지를 적극 사용했다. 정유공장, 쓰레기소각장, 하수도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해 열을 채취했다. 이렇게 모인 열에너지는 예테보리시 전역에 심어놓은 파이프 배관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난방시스템의 혁신적인 변화로 석유 의존률은 1%로 대폭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는 50% 감소했다.
대기오염을 효과적으로 개선한 예테보리시는 교통 시스템을 손본다. 먼저 시내 중심부에 ‘환경지대’를 지정했다. 더불어 부유입자상물질(SPM)과 이산화탄소에 대한 배출 기준치를 설정했다. 이 환경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차량은 대부분 대형 디젤 차량이었는데, 이를 통해 SPM 여과장치와 같은 배기가스 정화 장치를 설치하게 유도했다.
예테보리시는 “5년간 1만 대의 생태 자동차(Eco-car)”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생태 자동차는 천연가스, 에탄올, 전기, 바이오매스 등의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다. 이 자동차를 시 공무원들에게 먼저 배급하여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시작했고, 현재 시에 있는 1,600여 대의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생태 자동차로 교체되었다.
기존 예테보리시에 있던 전기 버스와 전기 트램에는 ‘콤프랑’이라는 시스템을 설치해 실시간 정보를 전달했다. 실시간 승객수, 도로 혼잡도, 신호 상황, 도착예정시간 등을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편하게, 그리고 주된 이동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예테보리시는 깨끗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환경교육을 진행했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상품을 안내하고 불매운동을 권유하고,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소개하는 환경 핸드북을 제작해 배포했다.
예테보리시의 환경보호는 이내 시민들의 운동으로 퍼져나갔다. 호텔, 식당, 마트 등 시민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곳에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환경을 보전해 나간다. 호텔 객실에 사용되는 섬유제품은 유기농 면으로 제작하고, 각종가구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했다. 난방 또한 환기할 때 나오는 열을 재사용할 뿐 아니라 투숙객에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것을 권유한다.
마트에는 환경라벨이 붙은 상품들만 다루는 코너가 따로 있다. 2,200여 개의 지점이 있는 스웨덴 최대 규모 슈퍼마켓인 ICA는 유기농 상품 판매와 환경라벨이 붙은 상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구매율이 낮더라도 환경상품이 시민들의 눈에 자주 보이게 되면 결국 환경의식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의식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예테보리시와 시민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