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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Vol.226

의료 영상기기,
미지의 세계를 읽어내다

1895년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Wilhelm Conrad Roentgen)은
실험 중 빛이 새어 나가지 못하게 마분지로 감싼 음극선관에 전류를 흘려보내자,
몇 미터 떨어진 책상 위에서 빛이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 빛이 물체를 투과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X-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의 연구가 세상에 공개된 뒤, 여러 연구자는 이를 이용하여
1896년 초 세계 최초로 X-Ray(엑스레이) 기계를 선보였다.

엑스레이의 탄생을 기점으로, ‘영상 의학’은 계속해서 발전되었다. 영상 의학이란 신체 내부의 질병을 진단하는 학문으로, 다양한 질환을 주사나 수술하지 않고 알아내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엑스레이를 포함해 컴퓨터단층촬영(CT, Computed Tomography), 자기공명영상(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양성자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자기입자영상(MPI, Magnetic Particle Imaging) 영상기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신체 내부 구조를 촬영하는 의료 영상 기술

엑스레이는 골격 등 신체 구조를 촬영하는 데에 적합하다

가장 오래전에 발명된 엑스레이는 신체 장기마다 X선의 투과 정도가 다른 것을 이용하여 내부를 촬영하는 기술이다. 엑스레이가 뼈와 같이 딱딱한 부분들은 X선이 덜 통과해 사진상 희게 나타나고, 공기 등 기체로 차 있는 부위는 대부분 통과하게 되어 검게 나타난다. 엑스레이는 주로 뼈 상태, 골격, 신체의 구조적 상태를 검사할 때 행해진다. 검사 시간은 매우 짧고, 검사 비용도 저렴하다. 그러나 조직의 밀도 차이는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해, 신체의 연한 조직과 장기는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등 정확도가 떨어진다.

엑스레이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것이 CT다. 검사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엑스레이로 촬영하는 기술이다. 물론 엑스레이와 마찬가지로 연한 조직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각 조직을 명확하게 보기 위해 신체에 조영제를 주사한다. 이를 통해 사진상으로 조직이나 혈관 내 질병을 구분한다. 엑스레이보다는 정확하지만, 그보다 방사선 조사량이 많다. 또한 조영제 부작용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 검사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MRI에서 뼈 등은 선명하지 않게, 연조직은 선명하게 나온다

MRI는 강한 자기장과 전파를 이용하여 신체 내부의 사진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CT나 엑스레이와는 달리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아서 인체에 무해하고, CT와는 달리 3차원으로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몸의 다양한 단면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뇌, 척수, 근육, 장기와 같은 연한 조직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생성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엑스레이나 CT에 비해 검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검사 비용이 높은 것도 단점이다.

해부학적인 구조를 넘어
생화학적인 대사 상태를 시각화하는 의료 영상기술

PET-CT 스캔, 감마선이 많이 방출될수록 붉게 나타난다

특별히 몸 조직의 기능과 생화학적인 대사 상태를 검사하는 방법도 있다. PET는 암이 포도당을 집중적으로 빨아들이는 원리를 이용한 영상 진단법이다. 이를 위해 방사성 물질 F-18 FDG라는 포도당과 같은 성질이면서도 감마선을 내뿜는 물질을 몸에 주사한다. 암세포가 존재하는 곳에 해당 물질이 몰린 뒤 감마선이 방출되면 이를 촬영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암이 어딘가에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지만, 사진이 불명확하고 뚜렷하지 않다. 이에 CT 검사를 동시에 진행해, 각각 생성된 이미지를 합성하여 진단에 사용한다.

MPI는 생체에 무해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해, 산화철 나노입자의 농도와 위치를 통해 암세포나 종양 등을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암세포나 종양에 항원항체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산화철 나노입자 표면에 입힌 뒤 몸에 주입한다. 항원항체 반응에 의해 암세포나 종양 등에 산화철 나노입자가 붙으면, 이들의 위치 정보를 기기로 분석·이미지화하는 것이다. MPI는 PET와는 달리 방사성 물질을 주입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이나 독일 등의 해외 의료 장비 기업들이 기기를 개발했지만, 그 값이 수십억 원에 이르고 전력 소모량 또한 상당히 많다. 이에 가격이 저렴하면서 전력도 적게 소모하는 MPI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