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과학관에서 만나는 바다
393m에 이르는 국내 최장 해상 통로를 지나 바닷속 세상을 만나는 해중전망대,
다양한 심해어류 조형물을 전시한 잔디광장, 어린이 놀이 시설이 마련된 해맞이공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국립해양과학관은 해양의 가치와 해양과학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국내 유일무이한 해양과학 교육·전시·체험 중심기관이다.
2020년 7월 경상북도 울진에 개관한 국립해양과학관은 흥미로운 전시물을 통해 바다의 신비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초록으로 물든 잔디광장을 지나 과학관으로 들어서면 로비에 설치된 스크린이 관람객들을 반긴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영상을 눈에 담으며 3층부터 시작되는 전시관 관람을 위해 에스컬레이터에 오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하면 오션홀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프로젝터와 LED 디스플레이로 꾸민 이곳은 관람객들을 바닷속 세상으로 이끈다. 오션홀을 지나면 8개의 전시관 중 첫 번째 전시관, ‘하나로 흐르는 바다’를 만난다.
‘하나로 흐르는 바다’에서는 해류가 지구 전체를 순환하도록 만드는 다양한 물리적 환경 원인과 해수의 화학적 성질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키네틱 LED 사이로 흐르는 해류의 움직임으로 표층해류와 심층해류의 순환 과정을 관찰할 수 있고, ‘러버덕의 해류여행’이라는 전시물을 통해 어린이들도 쉽게 바다를 이해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미지의 바다 도전하는 인류’ 전시관은 해양과학의 탐사에서 생긴 역사적인 사건과 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최초의 해양과학종합탐사선이자 해양과학의 새로운 지표를 마련한 챌린지호의 항해에 사용된 탐사 도구를 살펴볼 수 있고, 해양탐사의 현재 최고기술의 집약체인 딥씨챌린지를 타고 마라아나 해구를 탐사한 제임스 카메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태블릿으로 공중에 매달린 트리에스테호를 비추면 증강현실(AR) 영상이 등장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또 우리나라 심해 탐사에 이용된 무인잠수함 ‘해미래’와 세계 최초 보행용 심해탐사로봇 ‘크랩스터’를 실물로 관찰할 수 있어 교육의 장을 제공한다.
바다의 주오염원은 대륙이며, 버려지는 다양한 쓰레기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어지는 ‘인류 일상 보고의 바다’ 전시관에서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과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인류 일상 보고의 바다’ 전시관에서는 35년간의 추적을 통해 쓰레기 지대가 만들어지면서 이동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 생물들과 선박평형수로 교란되는 생태계를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바다에 투기되는 대량의 음폐수를 막기 위해 개발된 미생물 처리 기술을 알아보고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도 제공한다.
‘실시간 관측되는 바다’ 전시관은 기상현상이 어떻게 바다와 상호작용해 일어나는지를 살펴본다. 이 전시관에서는 커다란 스크린 앞에서 조그다이얼을 이용해 직접 엘리뇨와 라니냐를 만들어 이에 따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해중, 해상, 상공 등 현재 계속 관측되고 있는 바다의 모습을 확인하고, 적조 탐지 음향시스템을 통해 적조를 추적해보는 등 우리 바다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바다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역동하는 지구 변화하는 바다’ 전시관에서는 지구와 바다의 탄생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주요 전시물을 통해 과거 지구의 모습과 지금 지구는 어떤 차이가 있고, 현재 세계 지형을 나타내기까지 바다 깊은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특히 지진과 쓰나미를 체험할 수 있는 지진 시뮬레이터가 있어 많은 관람객이 체험을 위해 줄을 선다. 독도 앞바다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국립해양과학관에서 느껴지는 지진과 쓰나미를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시뮬레이터의 최대 강도는 건물에 금이 가거나 담장이 무너질 수 있는 정도인 진도 7 정도로 현실감을 살렸다.
마지막 전시관인 ‘인류의 미래를 준비하는 바다’에서는 기후변화가 극지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고, 혹한의 환경인 극지에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해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각각 마련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미래식량 산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남극의 미생물 연구소의 연구원이 될 수도 있다. 생명공학연구 전시실에서는 실제 현미경으로 물질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전시관 관람을 마친 뒤,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도 있고, 500인치 3면 투영 화면에 해양과학 멀티미디어 자료를 상영하는 3면 영상관에서 바닷속을 탐험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국립해양과학관의 기획전시실에는 8월 21일까지 ‘해양쓰레기의 북극 여행기-의도하지 않은 흔적들’이 전시 중이다. 이처럼 볼거리가 다양한 국립해양과학관으로 주말 나들이를 가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