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물방울 형광 리더기
핵심 기술을 개발하다
ETRI는 디지털 유전자증폭(PCR) 검사 장비 부품인 물방울 형광 리더기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이미 출시된 디지털 PCR 분자 진단기기의 기존 부품을 대체할 수 있어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며
앞으로 코로나19, 메르스와 같은 고위험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높아진 PCR 정확도
일반적인 PCR 검사 장비는 약 20μL의 시료를 한 번에 유전자 증폭해 분자진단에 활용한다. 그러나 시료의 유전자 농도가 너무 낮은 경우, 유전자를 증폭시켜도 양성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양성임에도 음성이라는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ETRI의 디지털 PCR 검사 장비는 2nl(나노리터)의 미세 물방울로 시료 2만 개를 만들어 유전자증폭 과정을 거친다. 디지털 PCR 검사 장비는 유전자가 증폭된 물방울에 레이저를 조사해 형광측정 방식으로 검출해내기 때문에 유전자 농도가 낮아도 일반적인 PCR 검사 장비보다 훨씬 더 정확한 진단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디지털 PCR 검사 장비는 물방울 생성기, 온도 제어장치 및 물방울 형광 리더기로 구성되어 하나의 장비로 유전자 분할, 증폭, 검출이 가능하다. ETRI가 개발한 물방울 형광 리더기에는 물방울이 이동하는 유체 채널과 형광측정에 필요한 부품을 일체화한 광유체 집적 모듈이 적용되었다.
광유체란 광학(Optics)과 미세유체학(Microfluidics)의 합성어로 마이크로 유체의 이동성과 조정 가능한 광학지수 및 광학 응답의 장점 등을 결합한 분야이다. 바이오센서, 렌즈, 분자 연구 분야 등에 응용할 수 있다.
ETRI는 광유체 집적 모듈을 활용하면서 신호 품질 개선과 생산 시간 절감 효과까지 더했다. 부품을 줄이면서 복잡한 배치 설계를 안정적으로 변경하고, 빛의 간섭으로 발생하는 신호의 잡음 문제를 해결하며, 기존의 수동 광학정렬 공정도 자동화해 제조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섬유를 렌즈, 광학필터와 같은 고가의 광학 부품을 대체해 부품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절감했으며 측정과 검출 단계에서의 신호 품질을 개선해 PCR 검사의 정확도도 높였다.
또 광유체 집적 모듈 개발을 통한 장비 소형화로 하나의 칩에서 시료 처리, 가공, 측정이 모두 가능해 진단검사, 신약 개발 등에 사용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진단 바이오칩인 ‘랩온어칩(Lap on a Chop)’ 구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감염병 확산, 초기에 잡는다
ETRI는 수년간 마이크로 광학 기술과 유체 역학 기술의 풍부한 연구개발 경험을 쌓아 오고, 의료 검사 장비를 개발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과 기업이 절실히 요구하는 기술력을 축적하면서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물방울 형광 리더기 핵심 기술이 기존 디지털 PCR 검사 장비에 적용되면 코로나,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검사를 훨씬 정밀하고 빠르게 진행해 감염병 확산을 초기에 제어할 수 있고, 다양한 바이오센서 검사 장비에 응용할 수 있어 시장 활성화와 고용 증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수입에 의존하던 디지털 PCR 검사 장비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함으로써 PCR 장비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현장 보급도 빨라질 전망이다.
향후 연구진은 디지털 PCR 검사 장비 개발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디지털 PCR 장비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검사 장비 고도화 및 유전자 관련 정밀진단 장비를 추가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속하게 감염병을 찾아내고, 예방할 수 있도록 도울 ETRI의 기술이 지켜줄 미래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