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88 November 2021
최근 ETRI는 네트워크와 AI를 결합해 네트워크 기술의
다양한 발전 가능성과 새롭게 만들어질 미래를 제시했다.
우리 삶에 점점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올 네트워크를 연구하는 지능네트워크연구실 김태연 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능네트워크연구실 김태연 실장입니다. 저는 92년 ETRI에 입사해 교환기부터 TDX(전전자교환기), ATM(비동기전송방식교환체계), 광네트워크 등 쭉 네트워크와 관련된 것들을 연구하다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능네트워크연구실은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AI 기술을 활용하거나 AI 서비스에 네트워크 기술로 무엇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2년 전 새로 만들어진 연구실입니다. AI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을 어떻게 융합해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시티라든가 AI 기반 상황 인지 기술이 계속 발달하면서 AI는 AI대로,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대로 발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기술의 구심점은 없었어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두 분야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지능형 에지 네트워킹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AI 기술 기반 상황 인지 기술과 네트워크 제어 기술을 융합시켰죠. 이벤트커넥터를 주요 기술로 사용해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네트워크를 구성해 대역을 제공하고, 스트림을 보내는 식의 네트워크 기술을 상황별로 다 정의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기존 AI 기술은 주로 IoT 쪽에만 적용됐습니다. 그래서 특수한 상황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데만 사용했었는데, 지능형 에지 네트워킹 플랫폼 기술은 거기에 추가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지능형 에지 네트워킹 플랫폼은 상황인지 모듈, 이벤트커넥터, 네트워크제어 모듈로 구성됩니다. 이벤트커넥터는 상황인지 모듈 네트워크제어 모듈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됩니다. 상황별로 네트워크제어 액션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시로 미아가 발생했을 때, 미아찾기본부에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룰만 정해주면 미아가 발생한 상황을 인지한 다음 본부로 보내 조치할 수 있는 겁니다. 또 화재 위험 구역에서 흡연자를 잡아내는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이벤트커넥터는 특정 상황과 컨트롤러를 연결해주는 중간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맵퍼(Mapper) 역할이죠.
전국적으로 시연한 게 아니고 대전과 판교만 연동해서 진행한 시연이라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서비스가 되려면 전국망이라든지 통신사업자,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기술 활용도가 높아져 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지능형 에지 네트워킹 플랫폼 기술이 필요한 곳에 적용될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해야겠지만, 서비스 기관과 통신사업자가 서비스 확산에 도움을 준다면 의미 있고 다양한 유스케이스1)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이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덜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업들이나 기관에서 이 서비스가 어떤 서비스인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저희가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1) 유스케이스 UML(통합 모델링 언어)의 액터(행위자)와 액터가 요구한 시스템이 수행하는 목표
네트워크가 예전에는 통신사업자의 영역이었고, 단순히 파이프처럼 연결해주는 중간통로 역할에만 집중되어 있던 게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네트워크도 컴퓨팅과 융합되면서 네트워크 내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급변하고 있어요. 저희 연구실에서 주로 연구하려는 기술은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그리고 AI입니다. 네트워크와 클라우드를 AI 기술에 접목해 파이프 역할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에서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친숙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저희 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고, 편하게 네트워크를 이용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태연 실장은 “5G/6G 등의 이동통신 모바일 네트워크 쪽으로 기술을 접목시키고자 합니다. 현재 이동통신 분야에는 이런 기술의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다양한 무선환경과 이동 서비스 환경에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도록 표준화시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네트워크 연구를 통해 편리한 미래로 날아갈 ETRI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