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87 November 2021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불안장애·우울증 증가 등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예산 확대 노력과 함께 학교 및 직장에서의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멘탈헬스’를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일상적인 삶의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으며 자신의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웰빙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멘탈헬스의 중요성은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정신 및 행동 장애로 발생되는 사회경제적 비용 규모는 약 7조 2천억 원으로, 실제 의료이용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보다 생산성 손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등 간접비용의 비중이 63.5%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멘탈헬스를 측정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방법은 개인이 직접 자신의 스트레스 상태를 평가하는 설문지를 이용한 방법이다. 설문 기반 멘탈헬스 측정 기술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설문지들로 구성된다.
설문을 이용한 측정은 장비를 이용한 평가와 달리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개인의 주관적 심리상태에 의존하기 때문에 신뢰도나 타당성의 근거가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티졸 농도와 같은 명확한 기준을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등 멘탈헬스 측정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생체신호 기반 멘탈헬스 측정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해 맥파, 심전도, 뇌파, 피부전도도, 피부온도 등의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특히 최근 웨어러블 기기가 다양해지고 각종 규제가 개선되어 그 응용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손목형 밴드 타입, 안경이나 헤드셋 타입, 의류형 타입, 패치 타입 등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동상태뿐만 아니라 심장박동과 수면, 심리상태, 심장박동 수, 산소포화도, 호흡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더 정확한 멘탈헬스 측정이 가능해졌다.
영상인식 기반 멘탈헬스 측정 기술은 영상장치를 통해 얼굴 영상을 수집해 스트레스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본 기술을 활용하면 얼굴 영역을 분리하고 특징점을 추출한 뒤,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감정 상태를 인식하거나 얼굴 내 특정 영역의 색상 변화를 탐지한다. 현재는 얼굴의 특정 영역에 대한 움직임과 혈류량 변화에 따른 색상 변화를 탐지하여 심박수를 측정하는 방법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멘탈헬스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표정인식이나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수집된 라이프 로그 데이터, 생체 데이터, 사회적 관계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딥러닝 등의 AI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AI 기반 멘탈헬스 측정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명상, 독서, 산책, 음악 감상 등의 전통적인 멘탈웰빙 지원솔루션을 대체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앱 등을 통한 멘탈웰빙 지원솔루션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신체 움직임 추적 장치에서 출발해 심박수, 수면의 질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우울증 치료 및 심리 안정 등 정신건강 관리를 돕는 멘탈웰빙 지원 토탈 솔루션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헬스앱에서는 갤럭시워치와의 연동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감지하고, 호흡 가이드와 명상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스트레스 및 정신적 휴식을 관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 Fitbit은 심박수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레벨을 측정하고 개인화된 심호흡 가이드를 제공하여 스트레스 감소를 유도한다.
모바일 앱을 이용한 멘탈웰빙 솔루션도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멘탈헬스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모바일 앱을 통한 멘탈웰빙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이다. 비대면 멘탈헬스 서비스 앱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상담 서비스를 모바일 앱 기반 비대면으로 전환시킨 비대면 상담형, 사용자가 명상이나 스토리, 음악 등을 직접 선택하여 사용하는 단순 시청형, 전문가나 사용자에 의한 피드백에 기반을 둔 공개 SNS 형으로 구분된다.
현재는 모바일카메라 영상을 통해 심리상태를 측정하고 감성케어 콘텐츠와 온라인 심리상담을 연계하는 마인드인, 가이드 명상이나 호흡프로그램, 스트레칭 영상 등 마음챙김 주제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CALM 등이 나와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멘탈웰빙 지원솔루션도 등장하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은 인간이 통제 가능한 상황에서 몰입형 경험을 통해 마음속 갈등 요인을 치료할 수 있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공포증, 심리장애 치료 등에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VR을 활용한 멘탈웰빙 지원솔루션의 예로는 가상여행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되는 힐링여행 VR 서비스를 제공하는 Nature Treks VR, 몰입형 웰빙 가상현실 플랫폼으로 정신건강, 집중력,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 웰니스 지원 앱 TRIPP 등이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4억 달러에서 연평균 29.6% 성장하여 2025년 5,04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이므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멘탈헬스 상태를 예측하거나 웰빙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과제 중의 하나로 정신질환 분야를 포함하고, ICT 기술의 핵심인 AI를 기반으로 기술 융합을 통한 범부처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다. 2019년 12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는 ‘EUREKA CLUSTER’ 사업의 일환으로 ‘지식근로자 대상 인공지능 기반 멘탈헬스/웰빙 관리 솔루션 개발(EU ITEA3)’국제 공동 연구(5개국 17개 기관)를 수행하고 있다. ETRI도 이에 발맞춰 헬스케어, 정신건강 및 인적요인과 관련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수집된 생체신호와 사회적 활동을 AI로 분석하여 정신질환을 분류하고 예측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전 세계에서 멘탈헬스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지금,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의 정신이 한층 더 건강해질 미래를 기대해본다.
본 내용은
전자통신동향분석 36권 5호(통권 192)를 참고,
‘멘탈헬스 측정 및 멘탈웰빙 관리시스템 기술 개발 동향’
(김민정, 박경현, 김정숙, 김현숙, 권오천, 윤대섭)을
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