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VOL. 176 Ma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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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를 더 안전하게,

‘자율주행차 인적요인 가이드’

도시교통ICT연구단 윤대섭 연구실장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자율주행차가 서서히 상용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2018년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던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와 그 시스템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지금,
ETRI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사람과 그 수용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People 인터뷰 사진1

자율주행차 인적요인 가이드,
어떻게 연구하게 되셨나요?self-driving car

교통의 3대 요소가 자동차, 운전자, 도로입니다. 최근 자율주행차가 인기를 얻으면서 자동차와 도로 환경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를 어떻게 만들어야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저희처럼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곳이 많지 않습니다. ETRI는 10년이 넘게 운전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고, 현재로서는 저희가 이 분야의 선두주자입니다.

저는 2005년 ETRI에 들어오면서 주로 운전자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아닌 일반 자동차에서 운전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정량화하고 측정하는 방법을 연구했었죠. 그 이후로 자율주행차가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자율주행차 자체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운전자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기술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고려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우니까요.

People 인터뷰 사진2

현재 연구 진행 상황을 알려주세요.
어떤가요?progress

이번에 저희가 발표한 연구성과는 크게 5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운전자와 자율주행차 사이에서 제어권을 전환하는 방법과 제어권 전환이 필요한 상황의 기준, 운전자와 자율주행 시스템 간의 소통 방법 등을 제시한 ‘자율주행차 인적요인 가이드’입니다. 다음으로 운전자가 시스템으로부터 제어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운전자, 차량, 주행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DVE(Driver Vehicle Environmnet) 시스템’이 있습니다. 아울러 운전자가 운전제어권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운전자와 자율주행차의 소통을 돕는 ‘코 파일럿 에이전트(Co-pilot Agent)’ 도 개발했습니다. 또한, 운전 준비 정도, 운전 부하, 제어권 전환 반응시간 등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운전자의 상황인지·지각·신체 반응·상황 판단·운전 숙련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제어권 전환 능력 평가’ 시스템도 개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험하며 축적된 데이터 역시 중요한 연구성과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성과 중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자율주행차 인적요인 가이드입니다. 이런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제조사들이 이것을 따로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제조사마다 자율주행차 인터페이스가 다를 것이고, 연구비도 중복으로 투자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저희가 선도적으로 자율주행차를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운전자, 자동차, 환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배포한 것입니다.

또 자율주행차는 기존에 있던 차가 아니다 보니 그에 맞는 평가 시스템(면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제어권 전환 능력 평가입니다. 제어권 전환 능력 평가는 운전자의 상황인지 능력, 지각 능력, 신체 반응 속도, 상황판단 능력, 운전 숙련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이용 능력을 평가해 운전자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People 인터뷰 사진3 People 인터뷰 사진4

왜 이런 연구가 필요할까요?
Need for research

기술이 혁신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결국 그것을 이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연구가 필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명령 프롬프트로 컴퓨터를 사용하던 것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직관적인 그래픽 기반의 윈도우즈 95 나오고, 복잡하기만 하던 스마트폰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아이폰이 나와서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 것처럼, 기술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술혁신의 변화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Human-Coumputer Interaction)에 대한 연구가 바탕이 된 것입니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3단계 자율주행차는 아직 사람이 도로 환경을 살피며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운전제어권을 넘겨받아야 합니다. 이런 3단계 자율주행차는 사용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전제어권을 안전하게 넘겨받을 수 있을지, 그 수용성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개발될 4, 5단계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eople 인터뷰 사진5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difficulties

자율주행의 특성상 사람을 상대로 인적 실험을 해야하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과 성과를 내기까지 총 10건 정도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하나를 기획하고 분석하는 데까지 평균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인적요인 실험의 특성상 피실험자를 모아서 실험을 진행해야 해서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다행히도 연구 기간이 연장되어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죠.

또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생명윤리위원회) 인증을 받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가 비단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것임을 생각하면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최종목표는?

Goal

올해 하반기에는 항만 지역에서 자율주행차와 작업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위주로 연구하게 될 예정입니다. 또 앞으로는 레벨4, 5 자율주행차에서 이뤄지는 자동차와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차를 탔을 때 이 차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인지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거죠. 테슬라 자율주행 사고 뒤에 진행된 조사에서도 결론 지은 것이 자율주행차에 운전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율주행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거기에 탑승하는 사람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 팀끼리 가끔 이야기하는 것이 저희가 연구한 결과물이 사회를 더 발전시킬 때 연구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ETRI가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인 만큼, 저희가 연구한 결과물들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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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epilogue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윤대섭 실장은 아직 이 분야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그 누구보다도 앞서 나가는 자율주행차의 수용성에 대한 연구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웃음 짓는 그의 얼굴에는 그간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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