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전파모니터링 시스템
현재 ㈜휴라의 대표 제품은 무선(RF) 수신 처리 장치와 수집 데이터 처리 장치, 계측 알고리즘 등 전파 계측 및 모니터링의 핵심 모듈과 전파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전파 혼간섭을 분석하며 전파 혼신원을 해소하는 전파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다. 이들 제품에는 여러 가지 기술들이 융합돼 있다.
스펙트럼을 탐지하고 전파 품질과 환경을 측정하는 신호 탐지 기술, 광대역 무선 주파수 수신과 데이터 수집 모듈, 다채널 신호 처리 모듈 등 계측 모듈 기술, AOA/TDOA 기술을 이용해 신호원의 위치를 추정하고 배열 신호를 처리하는 위치 추정 기술 등이다. ㈜휴라는 이런 기술의 바탕 위에서 장기적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전파 분석과 전파 기술 토털 솔루션까지 개발해 전파 이용 기술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휴라 김상태 대표는 ETRI에서 10년 이상 전파 모니터링 기술 분야의 경험을 가진 이성윤·석미경 선임연구원 등 동료 연구원 두 명과 함께 공동 창업했다. 말하자면 ETRI 연구원 공동 창업 기업이다. 김 대표는 ETRI 입사 이후 약 16년간 연구 과제 수행을 통해 국내에서는 없었던 전파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의 연구에 뛰어들어었다. 그는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전파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술 형태의 전파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기술 이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왔다. 그는 해당 분야의 오랜 경험을 통해 다양한 시장 요구와 함께 더욱 복잡해지는 전파 이용 환경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전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02
ETRI 창업 지원 제도
그러던 중 연구원 예비 창업이라는 기술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동안의 기술적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뜻을 펼쳐보자는 생각을 품고 한 팀에서 동고동락하던 동료들과 함께 의기투합하게 됐다. ETRI에서 경험한 기술을 바탕으로 포화되고 있는 전파 분야에 활기를 만들고 전파 기술의 허브가 되겠다는 포부였다.
ETRI 소속 부서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는 예비 창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됐다. 팀 단위 창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예비 창업 기간에 예산을 보조받고 예비 창업 공간을 제공받는 등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가장 큰 사업화 지원은 무엇보다 ETRI 소속 연구원으로 최대 6년간 휴직할 수 있는 휴직 제도였고, 그것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창업은 무모한 도전일 수 있는데, 이러한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무기를 받은 셈이다.
ETRI 예비 창업 기간 처음 접하는 다양한 준비와 경험들로 날마다 시간에 쫓기며 생활했다. 가끔은 회의가 들어 고민에 빠지기도 했지만, 같이 생활한 동료들이 창업 멤버로 있어서 무엇보다 힘이 되고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다. 창업 준비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ETRI 창업 지원 부서의 적극적인 지원과 창업의 고민을 같이 지고 있던 2015년 예비 창업 동료들과의 워크숍 등 교류의 시간도 참으로 뜻깊은 추억으로 남았다.
김 대표는 ETRI 연구원 출신 창업자답게 ETRI가 원천적인 에너지였다고 고백한다. 기술의 사업성과 시장성에 대한 기술 완성도 측면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ETRI의 저력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위상에 놓여 있으므로 그 기술력에 관한 한 누구도 의심하지 않으며, 이러한 위상은 ETRI 동문으로서 실제 창업을 통해 사업 활동을 하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생각보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에게 ETRI의 창업 지원 시스템은 예비 창업, 공간 지원, 기타 시설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하면 쉽게 손닿는 곳에 있었다. 그 결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휴라가 개발에 참여하고 유지 관리하는 전자파진단 시스템이 사용됐다. ㈜휴라의 전자파진단 시스템은 방송중계에 차질이 없도록 전자파지킴이 역할을 해 주었다. 이에 과학기술정통부는 ㈜휴라에 표창장을 수여했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03
사업은 살아있는 유기체
그러나 사업을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를 쫓아가는 연구 활동과는 달리 결국 사람을 향하는 또 다른 경험이다. 이 때문에 수식처럼 풀리지 않는 질문에 답해 나가는 시험의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이 마주하는 모든 일은 해답이 없는 선택의 문제다. 또한, 많은 변수가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그 결론도 언제나 시간과 장소, 주변의 모든 여건에 따라 다른 답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연구원으로서는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시험이고 한편으로는 사업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어떤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미 해결된 결과물을 만들기도 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변수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살아있는 유기체를 대하는 느낌이 바로 사업이 아닐까 생각했다.
“전파 기술의 허브(Hub of Radio Technology)가 되자!”
이것은 김 대표의 ㈜휴라 창업 사명이자 비전이었다. ‘전파 기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정체성을 가지는 전파 기술을 내 세울 수 있는 전문 기업을 만들어가자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위해 ‘기본’을 강조했다. “연구의 기본은 물리적인 호기심에서 비롯되며, 개발의 기본은 인본 중심의 시장 욕구 충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