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인재의 꿈을 메이킹 하라
제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 직업의 큰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꿈을 스스로 그리고 만들어 개척하는 메이커가 떠오른다.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메이커교육의 중요성과, ICT 인재 양성을 위한 ETRI의 역할을 함께 짚어본다.
메이커교육 도서 저자 강연회
ETRI 과학문화확산사업의 일환인 EASY IT 도서 시리즈의 저자 강연회가 지난 1월 13일(금) 서울에서 열렸다. 본 강연의 주제가 된 도서는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IT미래직업], [메이커교육], [코딩 어드벤처 1,2권] 등 총 4종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유학기제부터 2018년 공교육 과목으로 지정된 코딩까지, 저자들은 미래에 달라질 교육의 흐름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비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강연했다.
전국에서 모인 참석자들은 자녀와 함께 온 학부모들은 물론, 진로담당교사 등 다양했지만 달라질 교실 풍경과 미래 직업에 대한 고민과 관심은 공통적이었다. 또한 IT 관련 강연인 만큼, IT 기기에 능숙한 참석자가 많았다. 학생 중에는 현장에서 QR코드를 인식하는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 받아서, 강연 내용에 따른 사이트를 열고 캡처해 페이지를 보관하는 인상적인 광경을 선보였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휴대폰과 인터넷 등 ICT에 익숙해 하지만 그 이상의 ICT 기술과 구체적인 내용은 낯설어 했다. 장차 대한민국에 ICT를 이끄는 선구자는 없고, 팔로워만 있을지도 모르는 우려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메이커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메이커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강연자 중 한 사람인 함진호 책임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커 교육의 핵심과 나아가 ETRI의 역할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메이커 교육은 왜 중요한가?
함 책임은 ICT가 교육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코딩 같은 ICT 교육이 기존 교육 과정에 흡수되면서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교육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골자다. 주요 선진국은 거꾸로 학습법, MOOC와 같은 무료강의 등이 대세인데 이를 통해 사전에 집에서 공부를 하고 학교에서는 필요한 과목을 취사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앞으로 집에서 혹은 모바일 기계를 들고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 것이 보편화되면,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빠른 통신과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일조해야 할 부분이다.
더불어 전 세계에서 메이커 운동의 열풍이 뜨겁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을 '메이커의 나라 (A Nation of Makers)'라고 선포하고 제조업 강국인 미국의 경쟁력을 지키고자 미국을 메이커의 나라로 발돋움시키는 메이커 국가 선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 예로 미국은 NASA, NIH, NIST 등 연방정부 산하기관에 메이커 교육을 지원하도록 공식 요청했다. 이로 인해 국가 기관 소속의 약 20만 명의 인력이 메이커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예를 들어 NASA의 경우 항공우주 교육을 담당하라는 정부의 요청으로 일반인과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우주, 로켓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NIH에서는 생명과학 영역의 프로그램을, 국방성에서는 DARPA(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와 같이 로봇 대회 등 역할을 분담해 메이커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ETRI가 메이커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ETRI는 IT 분야를 선도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기에 IT 전문가들이 주체적으로 행하는 공공 서비스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메이커교육의 절반 이상이 IT를 이용하기에 수요가 상당하며, 나아가 ICT 분야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뜻깊은 행보가 될 것이다.
앞으로 포부
서비스표준연구실은 메이커 교육 활동을 통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3개의 상을 수상하는 데 기여하였다. 대전시교육청과 세종시교육청에서 수여 받은 상, 그리고 지난 13일 교육부에서 받은 교육부 장관상이 그것이다. 그동안 서비스표준연구실은 대전에 속한 88개 중학교에 학부모 대표들을 대상으로 170여 분씩 수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고를 인정받아 뿌듯하지만, 함 책임은 메이커교육 확산의 물리적 한계를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약 만 개 정도의 학교(초중고)에 고르게 메이커교육이 확산되려면 정부기관의 도움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메이커교육을 전담할 전문 강사를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표준이 되는 커리큘럼도 역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비스표준연구실은 '17주 학습구성안'을 2월말까지 개발 중에 있으며, 이에 따른 강사교육을 관련 단체와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원에서는 학생들이 스크래치와 아두이노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오픈소스 기반의 'S4A' 실습용 보드를 대전교육정보원과 함께 설계하였으며, 그 결과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형태로 기판 설계도와 함께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사실 3D 프린팅을 위한 아두이노나 스크래치 등의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기능적인 교육은 많아도, 진정한 메이커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인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교육이 부족하다. 또한 이들이 장차 성장하여 일자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더나아가 일자리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서비스표준연구실은 17주 학습구성안에 기업가 정신까지 아우르게 제작했으며, 완성 시 참고 교재로 배포해 전국적으로 메이커교육 수업이 이뤄지도록 일조할 것이다. 함 책임을 비롯해 서비스표준연구실이 메이커교육의 확산에 힘써 훗날 제2의 스티브잡스, 제2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의 탄생은 물론, 전 세계를 사로잡는 ETRI 주니어 연구원 세대의 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