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의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
우리 삶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발명품이라 하면, ‘휴대전화’가 아닐까? 집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전화에 ‘휴대성’을 부여해, 이동 중에 통화를 가능하게 했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스마트 폰’ 하나면 일상생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대에 이르렀다. 지난해 여름, 세계에서 유일하게 ‘휴대전화’만을 위한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여주 시립 폰 박물관을 찾았다.
이동통신 역사를 한눈에 보는 ‘역사관’
여주 시립 폰 박물관은 휴대전화부터 스마트 폰까지, 총 3,300여 점의 휴대전화가 전시된 곳으로, 세계 유일의 휴대전화만을 위한 박물관이다.
폰 박물관의 탄생은 이병철 관장이 자신의 집 한쪽을 개조해 사립 박물관으로 개관했던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여주시 측의 제안으로, 이 관장이 평생 모아온 휴대폰을 시에 기증하면서
작년 여름 시립 박물관으로 탈바꿈하였고, 주말마다 많은 관람객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되었다.
폰 박물관은 총 4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자리한 ‘역사관’은 휴대전화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통신의 시발점인 모스 전신과 세계 최초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의 ‘물 전화기’,
1896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자석식 전화기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공부할 수 있다.
세계 제1호 휴대전화는 ‘핸디토키’라고 하는 군용전화기라고 한다. 박물관 입구에도 거대한 핸디토키 조형물이 설치됐다.
핸디토키 이후 삐삐와 차량전화기 등 다양한 형태로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전화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역사관에서는 이동통신 0세대부터 4세대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유선전화 보급이 어려워 백색 전화라 부르던 때, ETRI가 TDX-1 전전자교환기술 도입으로 유선전화의 새 장을 열었던 내용이 전시되어있다.
또, CDMA 기술도 전시 되어 이동통신 강국으로의 자부심을 고취한다.
88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쓰인 휴대전화와 1세대에서 4세대를 거친 휴대전화의 기술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동통신 기술 후발 국가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이동통신 강국이 되기까지 휴대전화 역사의 흐름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22가지 흥미로운 테마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주제관’
‘주제관’은 22가지 흥미로운 테마로 구성된 공간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 폰,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만든 명품 폰, 게임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게임 폰 등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휴대전화가 색다른 주제로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의 흥미를 끈다.
특히, ‘휴대전화 기술 꼴찌에서 1등으로’라는 주제로 기획된 전시물은 우리나라가 휴대전화 기술이 없었을 때
외국 제품을 들여와 뜯어보고 그대로 만들었던 당시, 그야말로 ‘꼴찌’였던 나라에서,
현재 스마트 폰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 1등이 되기까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우리나라 스마트 폰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세계를 선도한다는 기본 상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1등이 되기까지 연구원과 기업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되겠다.
‘대한민국 미래의 산업기술 문화유산’ 코너는 우리나라 휴대전화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휴대전화를 전시한 공간이다.
휴대폰과 같은 산업 사회의 혁명적인 유물을 유물로서 대우받게 하고 싶다는 박물관의 목적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우리나라 최초 가장 얇은 폰, 손목에 차는 시계폰,
삼성에서 만든 세계 최대 설치 휴대폰 등, 다양한 휴대전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내가 쓰던 휴대전화는 어디에?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가족관’, ‘에필로그 존’
폰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가족관이다. 총 길이 35m의 벽면에 우리나라 삐삐와 휴대전화 실물을 연대에 따라 부착했다.
휴대전화로 만든 벽화 같기도 해, 사진 촬영하기에도 좋다.
휴대전화 역사의 흐름을 물결 형태로 표현한 것 같은 벽면을 훑어보며 예전에 자신이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다.
또, 가족관이라는 이름답게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중앙에는 ‘키즈존’이라 이름 붙인 공간이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폰을 전시해두었다.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 폰을 소지하고 있어, 유선전화 사용이 예전보다 주춤하지만, 귀여운 캐릭터 폰을 보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듯하다.
전시관 한쪽에는 어른들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다. 옛날 교환기와 전화기를 직접 체험하며 추억에 잠긴다.
관람의 마지막은 ‘에필로그 존’으로 마무리한다.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바꾼 여섯 네트워크’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휴대전화 100가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역사관에서부터 주제관, 가족관을 거치며 공부한 내용을 총 정리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화기와 이동통신의 역사부터 다양한 주제로 전시된 휴대전화 이야기까지.
이번 주말에는 휴대전화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폰 박물관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어른들은 휴대전화의 옛 추억에 잠기고, 아이들은 휴대전화 역사를 공부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