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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vol.30 2015.01.09
인터뷰
혁신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옵니다

박찬구 대표가 이야기 중, 가장 많이 한 말은 ‘함께, 같이’였다.
회사 경영에서부터 취미인 합창단 활동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그는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빨리 그리고 멀리 가는 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2000년에 박찬구 대표가 설립한 위월드(주)는 위성 안테나 부문(차량·해양용)에서 원천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그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견고하게 자기 영역을 주도하는 회사로 성장 시킬 수 있었는지,
박찬구 대표의 삶과 회사 경영에 대해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위월드(주) 박찬구입니다.

동문 여러분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순수 국내기술을 바탕으로 위성안테나 시장을 열어가고 있는 기업, 무선 인터넷 관련 안테나 및 통신기기 개발 벤처기업, 위월드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나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어려움이 많은 시기입니다. 저 역시 이런 난관들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회사 안팎으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4년 전부터 회사가 대대적인 혁신을 진행하면서 더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런 새로운 변화들이 잘 정착돼서 회복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ETRI 동문 여러분들도 이 어려운 때를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모두가 나름대로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최고의 경쟁자인 자신과 경쟁 할 것

석사 1년 후, 전공을 선택할 때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무선 안테나를 선택하게 된 것은 ‘남들이 안하니까’였습니다. 처음에는 전공으로 슈퍼컴퓨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지도교수님께서 급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경쟁 상대가 나 자신이기 때문에 결국 나와의 싸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나를 넘어서는 나와의 경쟁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 발사의 주역인 최순달 교수님 밑에서 무선 안테나를 전공하게 됐습니다.
ETRI 입소 후에는 위성통신안테나 연구를 중점적으로 했는데, 그중에서도 차량용 위상 배열 안테나 연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연구 시작 할 때, 러시아에서 들여온 기술을 연구 마무리 단계에서는 국산화했습니다. 그 밖에 ETRI 시절 또 좋은 추억은 합창단 활동입니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도 합창단에서 테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연구소에 있을 때도 합창 활동을 했었습니다.

준비하고 준비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

학생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준비를 해왔고, 2000년에 창업을 했습니다. 그동안 모아둔 1억 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는데, 4개월 만에 통장 잔고가 700만원이 되었습니다. 그때 현실을 직시하면서 생존이 목표가 됐습니다. 우선 안테나를 만들 수 있는 업체에 기술을 팔았지만 관련 회사가 부도가 나서 로열티를 전혀 받지 못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그 시점에서 국내 위성방송 서비스 업체 스카이라이프로부터 제품을 팔 수 있는 인증을 받게 되고, 기사회생으로 두 달 만에 1,000대의 안테나를 팔았습니다.
그 후, 미국 시장 진출을 하면서 미국 유명 안테나 회사인 모토셋과 첫 비밀유지협약을 맺었습니다. 첫 제품인 차량용 안테나는 계약 체결 후 1년 반 만에 세상에 나왔고, 당시 만들어진 샘플 50개는 미국 유명 레저용 차량(RV)쇼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선 계약만 3,000개를 성공시켰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습니다. 터키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 3년간의 고난을 겪었고, 그 때의 돌파구는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의 Needs와 Wants를 충족시키는 제품 개발이었습니다. 마침 다시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제품 영향력도 커졌고,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터키 시장은 이제 안정 궤도에 올랐습니다. 유럽과 미국 시장도 점차 안정화됐고, 세계 25개국으로 제품이 팔려나갔습니다. 지금까지 차량용 이동 위성통신 안테나는 세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가치관을 공유하고 함께 나아갈 것

창업 초창기에는 ‘아이템, 기술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회사가 전반적으로 자리 잡은 지금은 ‘회사의 철학, 가치관, 비전’에 대해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변화해야 살아남는 시기에 미래 기회를 잡으려면 회사의 프로세스도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수평적인 조직 구조에서 회사의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며 소통이 이루어져야 어떤 일에서도 유기적으로 대처하고, 이익을 창조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4년 전부터 시험적으로 낡은 조직 문화들을 새롭게 혁신해왔는데, 직원 수는 그때보다 적어졌지만 매출은 1.5배가 더 상승했습니다.
위월드는 전 직원들이 구글 플러스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집니다. 회의록 같은 업무적인 것에서부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들이 오가고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는 순수하게 자신을 인정하고 내놓을 수 있는 사람, 원만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위월드가 추구하는 기업문화는 지시하고 전달받는 구조가 아닌 서로 다른 생각들을 수용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고객과 끊임없이 교감하려고 합니다. 기업에서 목표를 어떻게 잡는가에 따라서 기업의 성패가 갈릴 수 있는데, 추상적인 목표보다 고객과 교감하면서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면 미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위월드 역시 SNS를 통해 전 세계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자신을 인정해 줄 것

ETRI를 떠난 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동문이라는 사실만으로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TRI의 동문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가 있어서 기술력에 대해서는 믿어주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남들이 하지 않아서 한 선택들로 인생을 살아왔는데, 때로는 비난도 받고 실패도 했지만 살아 있는 한 다시 새로운 세계와 부딪히고 만나러 나가는 제 모습을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지금껏 잘해온 ETRI 역시, ETRI 스스로가 가장 좋은 격려와 충고를 해주면서 더 크게 활약하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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