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할 수 있는 기술, 기술적 가치가 최우선인 기술.
ETRI가 가진 특권이자 의무는 이런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코메스타 김환철 대표의 소신 발언은 지금 ETRI의 근본책과 지향점, 둘 다를 명중시켰다.
김환철 대표가 경영하는 (주)코메스타는 위성을 포함한 고속 무선전송장치, 무선통신 프로토콜 및 운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주요 방위산업 체계분야와 국내 무선 통신 분야에서 우뚝 선 강소벤처 기업이다.
ETRI에게 Try&Error를 허하는 것이 ICT 강국 대한민국이 비약적인 혁신을 거듭하는 길이라고 말하는 그는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으로 타인을 무장해제 시키는 리더였다.
안녕하십니까? (주)코메스타 대표 김환철 입니다.
1986년 2월, 제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기를 바랬던 ETRI에 첫 출근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2000년 11월에 창업을 하면서 ETRI를 떠나게 됐지만 ETRI는 언제까지나 영원한 제 마음의 고향입니다. 연구소를 나와 설립한 (주)코메스타는 군위성통신체계 일반링크용 모뎀을 양산 납품을 시작으로 약 8년간 군무기체계 및 통신체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고, 올해부터 약 4종의 군통신장비 구성품 양산 납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웹진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온 저희 회사 임직원 여러분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신 ETRI 동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TRI : 떠올리면 언제나 가슴 벅찬 이름
ETRI에 입소하여 선배님들이 연구개발해오던 전전자교환기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CHILL/SDL (CCITT High Level Language/Specification and Description Language) 개발환경 구축에 참여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개발환경 도구를 토대로 우수한 품질의 TDX-1, TDX-10를 개발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지금도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된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에 ETRI에서 개발한 TDX-1, DRAM, CDMA, Wibro가 포함된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전전자교환기 개발참여자로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눈에 선한데, 이런 자랑스러운 결과는 당시 북대전전화국에서 불철주야 전전자교환기의 시험에 매진했던 연구원들과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전자교환기의 기술료를 1원이라도 받고 기술 이전을 해야 ETRI에서 개발한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애쓰신 홍진표 박사님의 피땀 흘린 노력이 만든 쾌거입니다. 나아가, 이런 열정들이 모여 ETRI 개발기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토양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에 선정된 ETRI 개발기술 참여자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회사 임직원들 :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귀한 존재들
엔지니어에서 기업 경영인이 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세상은 가진 것만큼 보인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발전을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면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먼저 기업가로서는 창업 초기에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해 2001년 당시 정보통신부의 KSVF(Korea Standford Venture Forum)프로그램에 선발돼 미국 스탠포드 대학 경영학과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사람이 자산이라는 신념으로 창의적이면서 윤리적인 경영을 위해 ‘All for One, One for All’ 경영이념을 세우고 기업 조직문화 활성화와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 이행에 최선을 다해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이 시작한 회사를 지금까지 잘 키워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우리 직원들입니다. 대표인 제가 회사 경영을 위해 어떤 사업을 강행해야 하는 입장에 처할 때마다 역으로 직원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조직에서 대표와 직원들의 관계가 필연적으로 수평선일 수밖에 없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그래도 이 회사에 몸담고 열심히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출근 자체가 행복일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사내 교육센터 설립과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한 건전한 기부문화 정착과 임직원 복지를 위한 사내 복지기금 마련을 단기 목표로 세우고 준비 중입니다.
가족 : 삶의 중심이자 절대적 존재
제 삶에서 최고의 선택은 지금 제 아내와의 결혼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 곁을 지켜주고, 사랑스런 아들과 딸을 이 세상에 있게 해준 집사람에게 너무도 고맙습니다.
언제나 늘 제게 힘이 되어주는 가족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집안일을 돕고 싶은데, 마음처럼 그러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시간을 내서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복싱도 도전해보고, 가족을 위해 요리도 배워보고 싶습니다.
반대로, 후회되는 선택은 생각하기에 따라 ‘Everything or Nothing’이 아닐까요? 무엇을 선택하는 순간에는 누구나 최선의 선택을 합니다. 최선이냐 아니냐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과하고 되돌아봤을 때, 과거의 선택이 최선인 경우가 드문 것은 그 당시 선택의 상황과 시간이 지나고의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 선택이나 결정을 후회하기 보다는 그 때 그 순간의 선택이 최선이었다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선택에 따른 영향을 미래에 대한 충고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혁신 : 실패를 끌어안고 나아갔을 때 만나는 것
먼저, ETRI가 거대한 조직 규모에 비해 생산성이 약하다는 공격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또 연구개발 환경과 조건, 제도적인 부분에서 ETRI에게 기술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를 앞세운 기술들만 요구하는 상황이 답답한 마음도 있습니다. 외부에서 ETRI를 바라보는 이런 척도들과 제 생각은 차이가 좀 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정체성과 본질을 생각해보면, ETRI가 해야 할 것은 기술가치가 높은 만큼 위험도와 실패 확률도 높은 기술입니다. 실패 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대한 파급효과와 국내 순수 기술의 축적 등을 고려하여 시도한 것이 TDX, CDMA 개발입니다. 이처럼 혁신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것에 도전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경제적 관점으로 지금 당장 이윤창출을 가져오는 기술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없지만, 이런 동일한 가치판단을 가지고 ETRI를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ETRI는 기술적 가치 기준을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기업이 지금 당장 돈이 될 수 있는 기술에 주력한다면, ETRI는 5년, 10년 후에 국가의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선행 연구를 할 수 있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환경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ICT 기술을 선도하며 최고의 R&D 전문 인력인 ETRI 동문 여러분, 복지사회 실현과 미래 먹거리 창출의 초석이 될 창의적인 ICT 기술개발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한 웃음이 가득한 나날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