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 음정 시스템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공연을 열다
휴먼증강연구실 신승용 선임연구원
최근 촉각 음정 시스템을 활용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국악 공연 ‘이음풍류’를 성공리에 마친
휴먼증강연구실 신승용 선임연구원을 만나 촉각 음정 시스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휴먼증강연구실 선임연구원 신승용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사람들의 능력, 감각, 근력, 지각능력을 증강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청각 관련 능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연구 파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공연 자체는 저희가 시작한 건 아니고, 청각장애인들에게 국악을 알리고 싶어 하는 국악인이 저희가 홍보한 영상을 보고 저희에게 연락을 주셔서 기술지원을 하게 된 겁니다. 회의를 통해 저희가 지원해 줄 수 있는 수준을 조율해 실제 공연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반응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시각적 효과와 수어도 함께 제공했는데 촉각을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굉장히 좀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저희가 연구를 하다 보면 항상 실험실에서 정해진 사용자들, 참가자들에게만 테스트를 하는데 실제 장애인들, 아무런 의도가 없이 공연에 참여한 사람들이 즐겁게 하는 걸 보고 좀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보람되었습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크게 힘들었던 점은 없습니다. 다만, 청각장애인들과 소통을 하거나, 사용자 테스트를 위해 사용자들을 모아야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또 아직 개발단계의 기술인데 뉴스를 보시고 당장 도입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난감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 기술이 시제품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 시스템 자체의 안정성 개선을 해야 하고, 가장 중요하게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 등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저희가 처음 기획한 상용화는 청각장애인 학생들,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방향이었습니다. 학교 음악 수업시간에 참여를 잘 못한다고 해요. 그래서 교과 콘텐츠와 결합해 교과 과정 중에 청각장애인들이 음악 수업을 일반인과 동등하게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을 통해서 교육 말고도 엔터테인먼트, 대중문화 쪽에서도 이걸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다양한 공연기획자들과 협업을 해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문화공연에 활용하고 싶습니다.
일단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 기술을 잘 개발해서 기술이전을 해야 합니다. 저희가 기업체가 아니라 직접 상용화를 시킬 수는 없어 기업을 찾아 무료로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술이전을 하고 잘 상용화시키는 게 저의 1차적인 목표입니다. 촉각 음정 시스템 말고도 청각장애인들이 어떤 음악창작, 작곡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구도 진행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희가 개발한 촉각 음정 시스템 같은 경우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거나 많은 연구 인력이 필요한 기술은 아니지만, 정말 청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 청각장애인 분들이 원해서 나온 기술이거든요. 사실 이런 기술들을 위한 어떤 투자, 펀드가 굉장히 적고 유치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 쪽으로의 예산이 많이 생긴다면 이런 연구들이 많이 생기고, 실제로 사용자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더 많이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