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79 July 2021
2018년 4월 초, 중국 장시성 난창시에서 열린 홍콩 스타 장쉐유의 콘서트.
무려 5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콘서트장에서 경제 범죄로 수배 중이던 31세 남성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그를 잡아낸 것은 얼굴인식 기술. 콘서트장에 입장하려면 카메라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촬영된 영상을 얼굴인식 기술로 분석해 수배자를 찾아냈다.
최근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얼굴인식 기술은 얼굴을 포함하는 입력 정지영상 또는 비디오에 대해 얼굴을 자동으로 검출하고 분석을 통해 해당 얼굴이 어떤 인물인지 판별해 내는 기술이다. 많은 연구를 거쳐 최근에는 감시시스템, 출입국 관리, 생체인식 등과 같은 실제 환경에 적용되고 있다.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언택트 기술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인식 기술은 기기와의 접촉 없이 본인인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얼굴인식 기술은 열쇠 등 물건이나 비밀번호로 인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망각, 분실, 노출, 도난의 우려에서 자유롭다.
특히 최근에는 딥러닝 기술이 얼굴인식 기술에 활용되면서 얼굴인식의 정확도와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딥러닝 기술은 매우 많은 수의 층으로 구성된 깊은 신경망 구조를 대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해 학습시키는 기술로써, 학습 과정과 결과가 사람의 인지 메커니즘과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딥러닝 기술이 얼굴인식에 접목됨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 환경에서 고성능의 얼굴인식이 가능하게 되고, 사람의 인지 수준을 뛰어넘는 연구 사례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TRI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딥러닝 기반 얼굴 비식별화 및 얼굴인식 기술’(이하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기술은 영상 내 존재하는 얼굴 영역을 검출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술로 얼굴검출, 얼굴 비식별화, 얼굴인식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딥러닝 기반 얼굴검출 및 얼굴인식 기술은 이미지 내에 등장하는 얼굴 영역을 검출하고 특징을 추출해 인식하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에는 대량의 데이터에서 다양한 스케일의 특징을 빠르게 추출하는 백본 네트워크가 적용되어 얼굴검출과 인식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얼굴이 하나의 개인정보로 활용되면서 얼굴 비식별화 기술도 포함됐다. 얼굴 비식별화 기술은 사진과 동영상에서 노출되지 않기를 원하는 얼굴을 모자이크 등으로 식별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얼굴 비식별화 기술에 얼굴인식 기술을 함께 활용하면 모든 얼굴을 비식별화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얼굴만 선택적으로 비식별화할 수도 있다.
전자상거래, 출입통제, 엔터테인먼트, 교통, 치안, 공공질서, 세무, 클라우드 서비스 등 이미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분야가 많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국내외 은행 외에도 인터넷 기반 핀테크(Financial technology) 기업 등에서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얼굴 정보를 활용하는가 하면, 출입 통제 및 신원확인과 관련해서는 가종 스마트 디바이스 및 산업기계, 시험 응시와 같이 본인 확인이 필요한 분야에 얼굴인식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스마트 디바이스에 장착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서비스가 개발되는가 하면, 기존의 이미지 편집 도구에서도 얼굴이나 배경과 같은 특정 영역의 이미지 화질을 개선하는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중국에서는 치안 및 공공질서 유지 목적을 위해 웨어러블 안경이나 CCTV와 연계하여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 얼굴인식 시스템은 다양한 마케팅과 인구 통계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미 언급된 것처럼 범죄자의 정보를 파악해 검거할 수도 있고, 실종자의 위치를 파악해 찾아낼 수도 있다. 상점에서 광고나 디스플레이를 보는 사람의 수, 성별, 연령대를 구분하고, 광고를 본 시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얻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ETRI의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하면 이러한 영역들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더 정확한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얼굴 정보를 개인 단말이나 전자기기 등에 사용하면 보안성을 높일 수 있고, 비접촉으로 출입 및 접근성 등을 개선할 수 있지만, 해당 기술이 악의적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그 부작용이 크다.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AI 얼굴인식 기술을 주도하던 IBM,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인종차별 등의 이슈가 발생하자 관련 서비스의 판매를 보류하거나 중단을 선언했었다.
얼굴인식 기술의 등장과 발전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법과 규범을 수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더불어 기술 개발의 측면에서도 영상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과 얼굴인식 기술이 등장하고 발전함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법과 규범을 수립하는 과정이 절실하다. 더불어 기술 개발 측면에서도 영상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도 보완하여 개발되어야 한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과 얼굴인식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로 활용되려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공익, 기업의 이윤을 함께 고려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본 내용은 ETRI 기술사업화플랫폼에 등재된
‘딥러닝 기반 얼굴 비식별화 및 얼굴인식 기술’을 인용해 구성하였습니다.
저자 : 시각지능연구실 배유석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