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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Webzine

VOL.150 April 2020   

Focus On ICT

손가락으로 인증하는 세상

생활 속 ICT 이야기

  • 보안성 높은
    새로운
    인증수단의 길

  • 정보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인인증서 대신 사람의 지문과 같은 생체를 이용한 개인 인증방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지문이나 홍채, 정맥 등은 인증 시 2차원적인 이미지를 쓰기에 복제가 쉽다는 문제점이 대두되어왔다. 이에 연구진은 사람 손가락의 뼈와 근육, 지방, 혈관, 혈액, 체액 등을 종합해 인증하는 새로운 생체인식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지문이나 홍채가 외형의 이미지에 치중했다면 이번 연구는 사람 신체의 구조적 특성에 집중했다. 사람마다 신체 및 생체 구조가 다르다는 특성을 이용해 물질의 내부를 본다는 차별화를 이룬 셈이다. 손가락을 통해 생체인증을 해도 사람마다 특성이 다 다르기에 더욱 안전한 인증에 적합하다는 취지다.

    사람의 혈관이나 근육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본 기술은 이러한 사람의 해부학적 특성을 반영했다. 마치 건강검진 시 체지방을 측정하는 방식이나 초음파 촬영과 유사하다. 연구진은 손바닥 틀에 손을 갖다 대고 미리 본인을 등록해 놓은 뒤 인증을 하게 되면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개인마다 보유하고 있는 고유의 DNA처럼 보안성이 높은 새로운 인증수단의 길을 열게 됐다.

    손가락에 미세한 전기 신호나 진동과 같은 외부 기계 신호가 입력되면 뼈, 근육, 혈관 등 인체 내부를 거쳐 신호가 바뀌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딥 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을 구별해 인증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개인마다 이 신호가 서로 달라 쉽게 본인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외부신호를 받게 되면 이 사람 손가락의 지방은 몇 %이고 근육량은 몇% 정도 임을 알게 되는데 이를 인증에 도입한 것이다. 외부신호를 주파수로 변환시켜 사람마다 흡수특성을 계산해 만들었다.

  • DNA

    (deoxyribonucleic acid)

    살아있는 모든 유기체 및 많은 바이러스의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실 모양의 핵산 사슬

  • 01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사용자 인증 시스템에
    손을 얹은 모습

    02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신체에
    신호를 흘리면 결과값을 AI로 분석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CG 캡처 자료

  • 사용자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

  • 본 성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EEE 트랜젝션 온 사이버네틱스(Transactions on Cybernetics)” 등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어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의 핵심기술로 생체 조직 모델링 기술 딥러닝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진동, 전극 소자 기술 등을 들었다.

    ETRI의 ‘인체 전달특성 기반 바이오 인식 시스템’은 현재 성인의 손바닥 크기로 만들어 전기 및 음향 신호를 인체에 전달하기 위해 에너지변환기(Transducer) 센서 신호 처리부로 구성되었다. 여러 센서에서 얻어진 신호의 조합을 통해 사용자의 특이성 및 재현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손목시계형으로 만들어 전극을 손목 부위에 닿도록 구현했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얻어 5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약 7천 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 획득한 임상 데이터를 머신러닝 및 딥러닝 모델을 통해 검증한 결과, 생체인식 정확도를 99%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물론, 손가락은 편의상 시연한 것이고 신체 어느 부위든 가능하다. 향후, 연구진은 센서나 칩 형태로도 경량화할 계획이다.

  •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

    네이처(Nature)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온라인 오픈 액세스 저널

  • 생체인식의
    새로운 길

  • 또한, 인천대학교 김남근 교수 연구팀의 연구 협력으로 신체의 신호전달 특성에 대한 기계적 모델링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인공지능 학습 모델의 최적화를 통해 정확도는 향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편의성이 강화된 모바일 웨어러블 플랫폼 형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에 따른 활용 분야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ETRI의 기술은 기존 생체인식 기술에 비해 원천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하고 연속적 생체인증이 가능하다. 편의성도 우수해 우리 몸의 특정 위치에 구속되지 않고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인증이 가능하다. 아울러, 의식적으로 손끝이나 얼굴을 센서에 가져갈 필요 없이 부착형 또는 모바일 기기의 무자각 상태에서 개인 인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임상시험심사위원회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약사법」에 따른 임상시험심사위원회는 임상계획서나
    대상자로부터 서면 동의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나
    제공되는 정보를 검토하고, 지속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대상자의 권리, 안전, 복지를 위하여
    시험기관에 독립적으로 설치한 상설위원회

  • 03

    기존 기술에 비해 원천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하고
    연속적 인증이 가능한 ETRI의 생체인식 기술

    04

    편의성이 우수해 우리 몸 특정 위치에 구속되지
    않고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인증이 가능한 ETRI의
    생체인식 기술

  • 예컨대 스마트폰의 손잡이 부분에 칩화하면 스마트폰을 잡기만 해도 인증이 되고 마우스, 키보드, 자동차 손잡이 등 손으로 쥐는(Grip) 형태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금융거래나 출입 시 인증이나 손목시계 등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세계적 보안기술업체와 협력해 조만간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우리 세상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꾸어 나가고 있다. 본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생체인식 산업의 원천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글 · ETRI 홍보실장 정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