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내 영어 선생님?
대화형 영어학습 서비스
대화형 영어학습 기술인 ‘지니튜터’는 ETRI의 대표적 연구성과 중 하나다.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필수가 되고 있지만,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외국어 학습을 위한 쉽고 빠른 방법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때문인지 지난 2013년 ‘지니튜터’는 ETRI 대표성과 1위, 출연연 우수성과 10선에 선정됐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는 등 ETRI의 대화형 영어학습 기술은 대내외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영어 소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돕고자 탄생한 기술. ‘지니튜터’는 IT 기술을 교육 분야에 접목해 더 발전된 융합서비스를 선보인, ETRI의 고민과 진심이 담긴 이야기다.
01
원어민 교사없이
영어공부 할 수 없을까?
일상생활에서 영어회화가 중요해진 이때, 영어 대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사람들의 고민은 날로 커 가고 있다. 세계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고, 그에 따라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세계 공용어인 영어 대화 능력을 키우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이를 학습하는 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데, 과도한 외국어 사교육이 일어나면서 각 가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대화 교육을 받을 경우 그 비용은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기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 이다. 다문화 가정도 점점 늘어나면서 이들의 언어소통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중요한 국가의 역할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ETRI가 개발한 ‘외국어 음성대화’ 프로그램인 ‘지니 튜터(GenieTutor)’는 매우 획기적인 기술로 받아들여졌다. 외국어 교육을 위한 연간 15조 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절감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원활한 의사소통 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02
매일 쓰는PC와
영어로 대화한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언어학습 분야의 세계시장 규모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582억 불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고, 핵심 기술인 음성인식 기술의 경우 2011년 469억 불을 달성, 올 2017년에는 1,132억 불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 의도치 않게 불거진 사회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ETRI는 지난 201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로 영어 표현 및 문법, 발음교정까지 잡아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대화형 영어학습 서비스 ‘지니튜터’다. 이 서비스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한 ‘SW 컴퓨팅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결과물로 학습자가 컴퓨터와 영어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듣기와 말하기 훈련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음성인식 및 언어처리 기술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음성인식과 언어처리, 자동번역기술의 경우 그 역사가 꽤 오래됐다.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 동안 연구가 진행됐으며, ETRI에서는 1980년대에 해당 기술에 대한 연구를 가동했다. 대기업에서도 이러한 기술연구를 이어갔지만, 워낙 고난이도 기술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 가운데 ETRI는 국가기관이라는 사명감을 안고 끊임없이 기술 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03
영어표현부터
발음,문법까지
교정해주는 프로그램
지니튜터의 핵심 기술은 ‘자연어 대화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이는 이름 그대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는 언어를 컴퓨터가 인식하고, 이를 통해 상호소통할 수 있는 기술로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2013년 당시만 해도 음성인식 기술의 상용화는 더딘 상태였다. 사람의 자연스러운 언어를 컴퓨터가 ‘알아서’ 인식하고 여기에 맞는 대답을 찾아 ‘반응’한다는 게 결코 쉬운 기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ETRI는 이를 외국어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접목했기에 기술의 난이도는 매우 높았다.
‘지니튜터’의 역사는 2006년 음성인식 기술의 개발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당시 신성장동력을 위한 산업분야 중 ‘텔레메텍스’, ‘홈 오토메이션’ 등의 기술이 포함돼 있었는데 ETRI는 이를 수행하면서 로봇의 음성 인식을 위한 기술을 만들기 시작, 2008년에는 음성으로 행선지를 말해 길을 찾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지니튜터’는 단순한 음성인식 기술을 넘어서서 말의 내용을 이해하고 적절한 응답을 제공할 수 있는 음성대화인터페이스 기술로 발전하였다. 또한 한국인의 영어발음에 최적화된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한국인이 고질적으로 틀리는 문법, 발음, 혹은 표현 오류에 대해 컴퓨터가 스스로 교정해줄 수 있도록 구현된 것이다.
04
다문화가정
의사소통 돕고
한류 위상도 올리고
‘지니튜터’를 구성하는 핵심기술들의 기술 이전은 총 30건, 25.5억여원이며 투입된 연구비의 14.8%에 달한다. 세계 탑 수준의 연구소 평균 기술이전 비율이 연구비의 8%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대화음성인터페이스에 의한 영어 학습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기존 유사 서비스의 경우, 음성인식을 이용한 간단한 발음평가 수준에 머물렀기에 ‘지니튜터’의 등장은 그야말로 획기적이라고 평가 받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은 피드백 및 대화처리 기술 등의 기술 난이도가 높아 상용서비스에 적용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까지 해결했다. 경제성 분석 결과 ETRI R&D 연계 매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020년까지 총 7,555억 원, 고용유발 효과는 4,933명이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ETRI는 ‘지니튜터’의 핵심기술을 완성시키고, 활용처를 넓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사용자에게 외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교육하는 서비스를 개발,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정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한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사용자의 외국어 발성에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수출을 더욱 본격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선보인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 ‘지니튜터’는 다양한 기술의 접목이라고 볼 수 있다. 음성인식 기술, 대화처리기술 등 언어를 다루는 인공지능까지 가미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ETRI 연구진들은 현재의 다소 부자연스러운 대화인터페이스 기술이 딥러닝 등의 기술과 접목되는 등 더 발전된 차원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오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