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이 TV로 변하는 시대
투명한 창으로 세상을 보는
기술이 열린다
투명 디지털 디스플레이 활용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투명한 유리창이 TV로 변하고, 막히는 길에서 진땀을 빼고 있을 때 자동차 앞 유리는 순간 내비게이션으로 변해 구석구석 빠른길을 알려준다. 쇼윈도에 진열된 제품을 보다가 궁금해서 유리를 터치하면 마음에 드는 상품 가격과 정보가 유리창 위에 그대로 나타난다. 투명한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변화시킬 우리 미래의 모습이다. 지난 2009년 ETRI는 투명한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AMO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산업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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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창이 건네는
편리한 미래
최근 들어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이동통신 단말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증강현실을 이용한 정보검색 서비스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보는 정보와 사용자가 직접 보는 현실 정보와의 차이가 커 사용자들이 불편을 토로하곤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투명한 디스플레이다. 투명 디스틀레이를 통해 사물을 인지할 경우 실감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근거리의 경우 화각 일치가 이뤄지면서 더욱 실감있고 편리한 증강현실 정보를 서비스 받을 수 있다.
ETRI는 LCD 이후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알려진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AMOLED는 실리콘 기반의 불투명한 트랜지스터를 사용했는데 대면적화와 개구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개구율이란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전체 면적 중 발광에 이용되는 영역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디스플레이 효율이 증가해 소비전력이 감소하고 수명이 증가하는 등 이점을 가질 수 있다.
02
상상과 현실의 세계가
일치하는 경험
기존 트랜지스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ETRI는 투명하면서도 빛에 안정된 산화물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개구율이 대폭 개선된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 덕분에 조기 산업화를 추진하고 미국 및 일본과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경쟁에서 우리나라가 한 발 앞설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ETRI의 새로운 트랜지스터는 그동안 산화물 박막 트랜지스터를 산업적으로 응용하는데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였던 ‘소자 동작 안정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보호층(Protection Layer)을 도입하면서 계면 특성이 매우 우수해졌고, 덕분에 전기적·광학적으로 안정된 투명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개발이 가능해졌다. 즉,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해졌다는 게 이번 기술 개발의 가장 큰 의의였다.
뿐만 아니라 투명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가 직접 보는 현실세계와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세계의 일치가 더욱 정교해져 현장감이 살아난다. 시각 일치 기술(화각 싱크로나이즈)이 사용되기 때문에 보다 편하고 실감나는 정보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03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콘텐츠를 누리다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얻어지는 모바일 초경량 영상 정보 서비스 기술도 돋보인다. 개발한 기술을 통할 경우 1매의 영상을 1Kbyte 이내의 경량된 영상정보로 검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모바일 비주얼 검색(MvS, Mobile Visual Search) 기술과 달리 어떤 방향과 위치에서 촬영한 영상도 정보가 될 수 있다.
미래의 생활상을 바꿀 기술인 만큼 갖고 있는 장점도 매우 다양하다. 개발된 기술의 장점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술과 비교하는 게 가장 빠른데, 가장 먼저 현재의 증강현실 기술과의 비교가 필요하다. 현재의 증강현실 기술은 GPS와 저장된 정보를 통해 이뤄지는데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영상정보를 통해 실시간 정보 검색이 가능해지므로 사물에 대한 정보 서비스를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받을 수 있다.
‘투명 스마트 창 기술’ 로도 불리는 연구다. ETRI의 이번 기술을 통해 투명 디스플레이산업 뿐 아니라 투명 RFID, 투명 메모리, 투명 센서 등 신시장 창출을 위한 다양한 응용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원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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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의료 분야에도
사용하는 기술
해당 기술을 통한 정보 서비스는 단순히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장 확대도 기대하게 한다.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제약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의료 분야에서도 보다 쾌적하고 질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게임 분야는 매우 기대되는 시장 중 하나인데 더욱 현장감 넘치는 영상이 제공되면서 게임 유저(user)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두루마리 형식의 디스플레이, 투명한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하자고 제안하면 찬성보다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구부러지고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접할 수 있던 것은 ETRI 연구진들의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 또한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상현실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데 더욱 주력할 것이라는 ETRI 연구진. 그들의 새로운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는 날을 또 한 번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