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길,
이젠 ‘말’로 물어보세요
음성으로 길 물으면 찾아주는,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시장은 2000년대 들어 조금씩 확대되기 시작, 2006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자동차를 사용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내비게이션 시장까지 함께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는 IT 기술의 발전도 한 몫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음성인식기술을 활용한 내비게이션이 등장하면서 유저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ETRI가 개발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은 음성인식 기술의 정점에 있다.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목적지까지 정확하고 빠르게 안내해주는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는 운전길을 더욱 안전하게 지켜주는 동반자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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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유저 증가 시대,
‘말’로 길을 찾다
내비게이션 시장은 2017년 현재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성장한 이후, 더 이상 시장이 성장할 폭이 적어질 정도로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은 필수 항목이다. 혹자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쇠퇴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스마트카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운전 중 길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사용자는 계속 증가한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새로운 형태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ETRI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미리 파악, 서둘러 음성인식 기반의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공개한 ETRI 연구진은 더 이상 키패드를 누르지 않고도 오직 ‘말’ 만으로 원하는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기존 내비게이션 기술에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최대 45만 단어까지 인식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단말내장형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운전 중 길을 찾기 위해 내비게이션의 키패드를 누르는 일은 꽤 번거로웠을 뿐 아니라 안전상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02
누르지 않고
말로 길을 물을 수 없을까?
‘누르지 않고 말로 길을 물을 수는 없을까?’
어쩌면 아주 단순한, 하지만 직접 기술로 구현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질문에서 이 기술은 시작됐다. 그동안 사용된 내비게이션은 편리하긴 했지만 손으로 눌러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상 문제를 가져왔다. 운전 중 행선지가 바뀔 때, 운전하면서 바뀐 목적지를 손가락으로 일일이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는 것은 전방 주시에 방해를 야기해 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람들이 보다 안전한 운전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고민하던 ETRI 연구진은 기존에 연구하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신개념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이름 그대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이다. 2007년 개발된 해당 소프트웨어는 PDA 또는 내비게이션 단말기 등에 탑재돼 사용되는 형태였다. 수십만개 어휘를 고속으로 인식 하기 위해 ETRI 연구진은 기존의 음성인식 기술과 달리, 사람의 음성인식 과정과 유사한 방법을 적용했으며, 기존기술 대비 효율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의 역사는 2006년 신성장동력을 위한 산업분야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성장동력 기술로 ‘텔레메텍스’, ‘로봇’, ‘홈오토메이션’ 등이 거론됐는데 ETRI는 이러한 과제를 이어가면서 내비게이션에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할 수 없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이란, 말로 행선지를 말하면 기기가 그 말을 인식해 행선지를 파악하고 알려주는 기능을 말하는데 수십~수백만개에 달하는 행선지명을 인식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을 내비게이션 단말기에 효율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은 당시 전세계적으로도 개발되지 못한 것이었다. 전에 없던 기술이었던 만큼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당시는 ETRI 연구진들에게 위기의 순간으로 회상된다. 다행히도 국내의 내비게이션 전문업체와의 협력이 이루어지면서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고, 국내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서 상용화를 제안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스마트폰 시장도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술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03
사람의 음성인식 과정과
유사한 방법 적용
이처럼 시장에서 해당 기술이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던 것은 높은 기술력 덕분이다. 기존의 음성인식 방법을 이용해서는 수많은 행선지를 인식하는 SW 개발이 불가능했기에 ETRI 연구진은 새로운 ‘다단계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였으며,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ETRI 연구진은 실제 차량의 주행환경에서 발생한 다량의 음성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음성인식률을 크게 높였다. 당시 기술을 개발하며 ETRI 연구진은 ‘내비게이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겠구나’ 하고 예상했다. 그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심지어 ‘미래를 내다본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ETRI 연구진의 안목이 또 한 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지금이 또 다른 위기라고 이야기한다. 기술을 처음 개발했던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대중에게 인식시켜주는 게 어려웠지만, 지금은 포화된 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게 중요한 사안이다. 음성인식 기술 시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뻗어가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세계적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음성인식 기술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투자예산과 연구인력 면에서 상당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규모에서는 이러한 기업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TRI 연구진은 모국어인 한국어를 중심으로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국가적 미션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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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편의성, 안전성, 경제성을 높이다
최근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은 음성인식 비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에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스마트카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로 확대, 개편될 전망이다. 따라서 ETRI 연구진은 단순히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기능을 벗어난 차량용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로의 진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운전자에게 편의성과 안전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내비게이션 작동이 어려웠던 사용자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종의 ‘복지형 인공지능 기술’로 역할하는 셈이다. 음성인식 기술의 무궁한 변신을 보여준 이번 소프트웨어 기술은 앞으로 우리 삶에서 음성인식 기술이 어떻게 응용될지를 보여준 작은 예시에 불과하다.
- 2007.
- 단말 내장형 대어휘 음성인식 기술 개발
- 2008.
-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상용화 (파인드라이브)
현대/기아차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상용화 (포르테, 그랜져 등) - 2014.
- 대화형 내비게이션 서비스 상용화
(파인드라이브 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