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컴퓨터 기술 발전의 초석
유닉스(UNIX) 컴퓨터 개발은 ETRI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추진한 기업주도 특정연구개발과제로서, 마이크로컴퓨터의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고, 컴퓨터의 주요 구성요소들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상용 컴퓨터인 ‘SSM-16’을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나라 컴퓨터 개발 역사에 중요한 디딤돌이 됐다.
01
세계적인 흐름에 따른
유닉스 OS 기반 컴퓨터 개발
유닉스(UNIX)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 운영체제의 원형으로 휴대할 수 있으며 다중작업의 특징을 갖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시분할 방식으로 다중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로 일반 텍스트 파일의 저장, 계층적인 파일 시스템 구조, 장치와 프로세스 간 통신을 파일로 취급하는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유닉스는 인터넷과 네트워크 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유닉스가 과학기술분야 표준소프트웨어로 채택되면서 컴퓨터 선진국의 많은 업체가 유닉스 기반의 컴퓨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금성반도체를 비롯한 우리나라 컴퓨터 업체들 역시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유닉스를 채택한 컴퓨터를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국내로 들여와 조립하거나 모방해서 판매하는 정도의 수준일 뿐, 진정한 국산화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기업주도 특정연구개발과제’의 목적으로 ETRI와 삼성전자가 공동개발자로 참여하는 ‘유닉스 기반 마이크로컴퓨터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컴퓨터 국산화에는 단순히 외국 기종을 국내에서 조립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적인 설계와 개발의 기술 확립이 필요하다. 더욱이 미니컴퓨터의 운영체제 개발연구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없었던 분야로서 향후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거쳐 가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02
국산 상용 컴퓨터
제1호의 탄생
ETRI는 삼성전자, 금성사, 동양나일론 등의 회사와 함께 국산화에 성공한 ‘8비트 컴퓨터(HAN-8)’ 개발의 경험을 바탕으로 1982년 5월부터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16비트 유닉스 컴퓨터 개발에 착수했다.
16비트 유닉스 컴퓨터 개발은 2년간 총 8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미니 컴퓨터급 성능을 갖춘 컴퓨터를 순수 우리 기술로 국산화하는 프로젝트로 개발 첫해에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시스템 분석, 설계기술 개발과 함께 하드웨어 기술을 확보하고, 유닉스 이식을 통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립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1984년에는 16비트 컴퓨터 개발을 범용 컴퓨터 설계기술 개발 과제의 세부 과제로 계속하는 한편, 금성사와 대우통신, 삼성컴퓨터, 동양정밀, 금성반도체 등이 참여해 RPG 컴파일러의 개발과 컴퓨터 구조 설계기술의 개발 등을 동시에 수행했다.
이때 개발된 RPG 컴파일러는 국산 16비트 컴퓨터의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컴퓨터의 국내 개발을 위한 기술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한, 연구소는 이 기술을 삼성반도체통신에 이전해 ‘SSM-16’ 개발에 성공한다.
SSM-16은 당시 최신이었던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Motorola M68000 chip 채택하고, UNIX V.7을 국내 최초로 소스코드 라이센스해 자체 이식한 컴퓨터이다. 성능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최대 16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국산 상용 컴퓨터 제1호가 탄생한 것이다.
03
슈퍼미니급 컴퓨터 개발의기반을 구축하다
ETRI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1984년 6월에는 16비트 컴퓨터 시스템보다 한 단계 위의 32비트 UNIX 컴퓨터 개발에 착수했다. 32비트 컴퓨터 개발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MC68020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표준 운영체제인 UNIX 5를 채택한 중소형 마이크로컴퓨터인 32비트 UNIX 컴퓨터는 1988년 'SSM-32'라는 이름으로 상용화 됐다.
SSM-32는 주기억 용량 16메기바이트, 보조기억용량 1.2GB인 첨단 컴퓨터 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주변장치의 부착 및 시스템 간 통신 기능을 보완했다. 또한,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해 대형컴퓨터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SSM-32 시리즈는 Model 100, 200, 1000, 3000 모델 제품을 차례대로 개발되어 상용화되어 국내 유닉스 컴퓨터 시장 저변 확대에 이바지하게 된다.
무엇보다 ETRI의 유닉스 기반 컴퓨터 개발은 이는 슈퍼미니급의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개발 사업’과 ‘컴퓨터 서버 기술 개발 사업’으로 그 맥락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컴퓨터 산업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다.
- 1982. 05.
- ETRI,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16비트 유닉스 마이크로 컴퓨터 개발에 착수
- 1984. 03.
- SSM-16 개발 성공 및 상용화
- 1984. 06.
- 16비트 컴퓨터 시스템보다 한 단계 위의 32비트 유닉스 마이크로 컴퓨터 개발에 착수
- 1987. 10.
- SSM-32 개발 성공 및 상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