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연결하는
초고속 멀티미디어
비동기 전송모드로
지상과 위성 연결하는
155Mbps급
ATM지구국용모뎀
ASIC
세계 최초로 최고의 속도 구현
지식기반사회로 나아가는 21세기 다가오는 시대는 고속화와 광대역화, 멀티미디어를 요구하며 지상망과 위성통신망의 이음새 역시 변화를 요구한다. 비동기 전송모드(ATM, Asynchronous Transfer Mode)로 지상망과 위성통신망이 연결되는 초고속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ETRI는 시분할 다중 접속 방식(TDMA, Time Division Multiple Access)으로 동작가능한 비동기 전송방식 위성통신용 모뎀칩을 개발했다. 1초에 신문지 3천장을 보내는 것과 같은 성능을 가진 기술로 ETRI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시도를 이어갔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필수가 된 지금, 위성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비동기 전송모드(ATM, Asynchronous Transfer Mode) 위성통신용 모뎀에 대한 연구가 각광받는데, ETRI는 지난 2000년 155Mbps급 ATM 기반의 위성통신용 모뎀칩을 개발했다. 이 칩은 TMDA 비동기 전송방식으로 위성을 통해 패킷 데이터를 155Mbps급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21세기에 핵심적인 기술로 언급된다. 속도가 중요한 미래 콘텐츠 시장에서 ‘속도’를 좌우할 기술이기 때문이다.
위성통신 지구국에서 데이터를 보내려고 할 때 용량과 속도 등의 문제로 인해 일반적인 데이터로 보낼 수 없다. 때문에 모뎀을 이용해 디지털신호를 아날로그 형태로 보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 아날로그 형태로 바꿔주는 변조기를 ‘모뎀’ 이라고 한다. 송신할 때와 수신할 때 모두 변복조가 필요한데, 이와 같은 변복조기를 모뎀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즉 ETRI의 해당 기술에는 데이터를 전송하는 모뎀기술이 들어있는 셈이다.
이러한 모뎀은 비동기 전송모드(ATM)로 데이터를 전송하게 되는데, 여기서 ATM 이란 이름 그대로 ‘늘 동기화가 되지 않는 전송모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데이터가 있을 때만 데이터를 보내는 기능인 것이다. 데이터가 있을 때만 전송이 이뤄지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효율이 높은데, 특히 속도나 전송 가능한 정보량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효과가 높다.
비동기 전송방식기술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전세계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각국에서 여러 기술을 선보였지만, 초당 155Mbps 속도가 나오는 기술은 ETRI가 유일했다. 개발한 칩은 0.25 미크론의 CMOS 공정으로 제작, 80만개 트랜지스터 게이트를 집적하고 있다. 덕분에 앞서 언급한 데이터를 변조하고 복조하는 기능을 한 곳에 담을 수 있었다.
이 칩으로 인해서 일대일 통신뿐 아니라 위성망 내 다수의 기지국에서 상호 통신이 가해졌다. 때문에 ATM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큰 도약을 할 수 있었다. 실제로 155Mbps라는 속도는 초당 신문 3,000장 분량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엄청난 속도로, 당시 해당 기술을 구현했을 때 많은 국가에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내왔다.
ETRI가 이번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통신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한 사명감에서다. 미래 사회는 결국 ‘속도’와 ‘정보’에 따라 경쟁력을 선점하게 되는데 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와 같은 연구를 집중해 선보인 것이다. 국내 위성기술은 1990년대에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그 전에는 외국의 위성을 사용해야 했다. 1990년 무궁화 1호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외국으로 파견을 나가면서 기술을 확보하기 시작, 당시 정보 전송속도는 2Mbps에 불과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기술개발을 시작하면서 155Mbps 라는 속도를 확보했다. 3년의 본격적인 연구과정을 통해 10년의 연구격차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따라잡아 지금의 기술을 얻은 것이다.
해당 연구에 대해 ETRI 연구진은 “매일 밤 샌 덕분에 얻을 수 있던 결과” 라며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만큼 열과 성을 다해 진행한 연구였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 회로에서 155Mbps로까지 속도를 끌어올렸다는 게 큰 의미로 언급되는데, 성과가 성과인 만큼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이 기술로 톡톡히 덕을 봤다.
열악한 연구 환경과 개발인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 이룬 결과였다. 연구진은 벌써 연구가 마무리 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세계 최초’ 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미소가 지어진다고 했다. 이후에도 더욱 높아지는 세계 기술수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방송분야로도 연구를 진행한 ETRI. 미래 위성통신 모뎀의 기술력과 전송 서비스, 더불어 가격경쟁력까지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