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향해
쏳아 올린 위성
대한민국의
디지털 위성방송
시대를 열다
1995년, 한국은 무궁화 위성 발사에 성공한다.
그렇게 한국은 세계에서 22번째 위성 보유국이 됐다.
이와 함께 한국은 다매체·다채널 위성방송, 위성 중계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위성방송’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01
위성통신 기술 개발의
포문을 열다
1985년, 정부는 급증하는 통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위성통신 서비스 도입을 계획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관련 기술이 없어, 제일 먼저 위성통신 기술을 확보해야 했다. 이에 따라 ETRI는 위성통신 지상 시스템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ETRI는 1985년부터 1988년까지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통신, 오텔코(동양전자통신) 4개 업체와 공동으로 위성통신 지상 시스템 기술 개발 프로젝트 진행, Ku-Band(12 ~14GHz) 디지털 SCPC(Single Channel Per Carrier) 방식의 위성통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도입했다. 특히 독자 위성 개발을 목표로 우주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ETRI는 1989년부터 국내 통신방송위성 사업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고 국내 위성 사업의 종합 추진 계획 수립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러한 연구 끝에 1989년 12월 정부는 ‘국내 위성통신방송 사업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우리나라의 위성통신방송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ETRI는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제1단계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는 1995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 ‘무궁화 1호’를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소, 기관 등이 참여를 시작한다. 위성 시스템 중 위성체와 관제 시스템 제작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사가, 발사 서비스는 미국 맥도넬더글라스(MD)사가 도맡았다.
ETRI는 무궁화위성 제작업체에 연구 인력을 파견해 위성체 설계, 제작, 시험의 전 과정에 참여하게 하여 현장 기술을 습득했다. 국내 관련 업체에서도 무궁화위성 시스템의 일부를 생산, 납품하는 일에 참여했다. 대한항공은 위성 본체 구조물 분야를, 금성정보통신은 위성체 부품 일부 및. 감시 제어 시스템 분야를, 하이게인안테나는 위성관제용 안테나 분야를 담당했다.
1990년부터는 지상 시스템 분야 개발에 착수한다.
도서벽지?행정통신(DAMA/SCPC) 지구국 시스템과 저속데이터 전송 지구국 시스템(VSAT)의 국산화를 완료했다. 특히 도서벽지?행정통신 지구국 시스템은 1993년 6월까지 ETRI 주관으로 이탈리아 Alenia Spazio사, 대우통신, 동양전자통신과 국제공동연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이탈리아에서 공동 개발한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 일부 기능을 보완한 상용시제품을 개발했다. 그 후 1994년 중반부터 임차위성(인텔샛-3)을 통해 시험 서비스망 운용을 시작했다.
1991년 6월부터 1993년 7월까지는 저속데이터전용 지구국 시스템을 ETRI와 캐나다 MPR Teltech사, 금성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산업 등과 캐나다 현지에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후 국내에서 일부 기능을 보완한 상용시제품을 개발하고 1993년 9월부터 임차위성인 인텔샛-3을 통해 VSAT 시범망을 운용했다. 또한 위성통신 서비스 기술 분야에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디지털 TV 방식을 분석, 국내에 적합한 위성 TV 방송 방식을 선정하고 향후 HDTV 위성 전송에 대비한 디지털 위성방송의 기반 시스템 설계기술 연구를 진행했다.
위성망 설계 기술 분야에서는 무궁화위성망의 독자 설계 능력 확보를 목표로 위성망 최적 설계를 위한 툴(Tool)을 연차적으로 개발했다. 1993년에 효율적 국내 위성통신망 구축을 위한 간섭분석 시스템 상세설계 및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위성통신 채널모델링 툴 운용을 위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한 앞으로 발사될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위성방송 전송방식의 국내 잠정규정을 결정해 이에 따른 실험시제품을 개발했다.
02
디지털 방송
서비스가 개시되다
정부는 국민에게 새로운 뉴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무궁화위성 개발 계획과 연계해 위성방송 서비스 제공 계획을 추진했다. 당초 방송사 등 일부 기관에서는 아날로그 전송방식을 위성방송 전송 방식으로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세계적인 위성방송 기술 발전추세에 따라 1993년 7월 디지털 전송 방식을 확정했다. 주관 연구기관이었던 ETRI는 국책연구과제로 선정된 디지털 위성방송 시스템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ETRI는 1995년까지 디지털 위성방송 방식의 개발 및 표준화, 디지털 위성방송 시스템의 실용모델 개발, 무궁화위성 실험방송을 위한 기반구축을 목표로 1993년부터 시스템 개념설계, 방식 선정, 기술기준(안) 작성, 공동개발계획 수립 및 시스템 기능 요구 규격 작성 등을 수행해 나갔다. 디지털 위성방송 시스템 설계는 2차년도인 1994년부터 시작됐다.
기술의 안정성과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국내의 LG정보통신, 캐나다 MPR사가 국제 공동개발로 성방송 송신국 시스템 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1995년 12월 송신국 시스템이 개발 완료됐다.
디지털 위성방송 시스템은 1995년 7월 기본 기능시험을 거쳐 이후 한국통신 용인관제소에 설치됐다. 1996년 7월 1일부터 KBS의 2개 채널을 통해 시험방송을 개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도 ‘3세대 TV’라고 불리는 디지털 TV 방송시대가 열렸다. 디지털 위성방송 시스템 개발은 국내 위성방송의 효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첨단 디지털 영상 압축 및 다중화 방식인 MPEG-2 방식을 적용해 멀티미디어화를 동시에 이룩했다. 특히 무궁화위성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다른 선진국과 같은 시기에 디지털 방송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전했다.